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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차기 회장, 외풍 차단 후추위에 맡겨야

2024-01-08 13:32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이의춘 미디어펜 대표

포스코그룹의 차기회장 선임은 외풍과 외압을 차단하는데 최대한 역점을 둬야 한다. 

포스코는 거의 대부분 그룹 경영진 가운데서 발탁되는 자율인사, 내부승진전통을 지켜왔다. 

그룹수장은 박태준 전회장을 거쳐 현재의 최정우 회장에 이르기까지 등 총 9명에 달했다. 외부인사는 1명에 불과했다. 김영삼정부 시절 김만제 전부총리다. 그는 포스코회장으로 취임해 창업주나 다름없는 박태준 전회장의 흔적지우기에 나선 바 있다. 김영삼 전대통령에 맞서 대선출마 의욕을 보였던 박 전회장에 대한 괘씸죄가 작용했다. 그 이후 모든 정권은 포스코의 내부승진 관행을 존중했다.
  
결론적으로 포스코에 더 이상 외풍바람이나 낙하산 인사논란이 재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포스코는 60년대 대일청구권자금으로 허허벌판인 포항 영일만에 터를 닦은 후 글로벌초일류 철강그룹으로 성장했다. 자산기준 재계 5위로 부상했다.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 시가총액은 50조원이 넘는다. 주식시장에서 고래역할을 하고 있다. 

포스코는 더 이상 철강기업이 아니다. 4차산업의 핵심인 이차전지관련 사업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철강을 넘어 이차전지, 수소, 에너지 등 친환경 미래소재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계열사인 포스코퓨처엠은 2차전지 핵심소재인 전구체와 양· 음극재 등이 대박을 터뜨리면서 수주잔액 100조원을 돌파했다.  

포스코 차기회장 추대방식은 후보추천위원회에 맡겨야 한다. 국민연금 이사장이 최근 공개적으로 최정우 현회장의 3연임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해 논란이 됐다. 후추위는 최회장을 후보리스트에서 배제하는 등 외풍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최 회장의 경우 재임 중 2차 전지 등 4차 산업시대에 맞는 핵심소재산업을 일구고 거대한 결실과 성과를 내는데 성공했다. 이를 감안하면 최 회장도 후보군에 포함되는 게 하등 이상할 게 없다. 미국 일본  등의 경우 최고의 성과를 낸 최고경영자에게 장기간 연임의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권의 입장을 대변한 국민연금의 최 회장 연임반대로 인해 차기회장 선출과 추대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국민연금이 노골적으로 차기회장에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것은 신관치 논란을 초래한다. 낙하산인사를 염두에 둔 정권의 사인으로 보이기도 한다. 국민연금의 포스코 지분은 6.7%에 불과하다. 정부가 지분을 소유한 공기업이 아니다. 수십, 수백만 투자자들이 갖고 있으며, 외국투자자들 지분도 상당하다. 소액주주 지분이 무려 75%가량 된다. 

포스코그룹의 차기회장은 외풍과 외압을 차단하는데 최대한 역점을 둬야 한다. 포스코는 거의 대부분 그룹 경영진 가운데서 발탁되는 자율인사, 내부승진전통을 지켜왔다. 포스코차기회장은 철강분야와 친환경소재등에 대한 전문성과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인사가 돼야 한다. /사진=포스코홀딩스 제공


포스코는 정권의 전리품이 아니다. 윤석열 정부는 포스코 차기회장 추대는 후추위 자율에 맡겨야 한다. 정권이 국민연금을 통해 차기회장 선출에 노골적으로 관여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취임 이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강조했다. 세계 10대 경제강국으로 부상한 상황에서 아직도 포스코를 정권의 전리품으로 전락시키는 우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

포스코 차기회장은 철강 분야와 친환경 소재 등에 대한 전문성과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인사가 돼야 한다. 포스코의 현재와 미래를 가장 잘 아는 내부인사가 포스코그룹의 수장이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포스코회장 선임은 누가 전문성을 갖고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평가요소가 돼야 한다. 향후 철강을 넘어 비철강분야까지 포괄하는 초일류 철강 소재기업으로 포스코를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지도 따져야 한다. 포스코그룹을 초일류기업으로 성장시킬 적임자를 뽑는 게 중요하다. 

24년은 어느 해보다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미·중간 패권경쟁과 이에 따른 지정학 및 지경학 리스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등으로 세계경제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위기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글로벌 경제가 비상상황에서 정권의 낙점에 의해 낙하산 인사가 포스코그룹을 이끌어갈 경우 향후 심각한 신관치 논란과 함께 경영위기를 겪을 수 있다. 차기정권에서 또 한번 홍역을 치를 수도 있다. 

재계 5위의 포스코그룹은 친환경미래소재사업을 육성하고 성장시키는 데 혼신의 힘을 기울여야 한다. 포스코가 국가경제의 4차산업발전에 핵심 역할을 하고, 글로벌초일류기업의 위상을 탄탄히 다져갈 수 있도록 윤석열 정권과 정치권은 외압을 삼가야 한다. 지배구조를 흔들지 말고, 후추위 등 내부에서 자율적으로 포스코의 차기리더를 선출할 수 있도록 믿고 기다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후추위는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면서 포스코의 미래를 이끌어갈 수 있는 최적의 리더십을 추대해야 한다. 그래야 정권과 정치권의 외압을 막을 수 있다. 국민연금도 더 이상 포스코 차기회장 선출과 관련해 지나친 개입과 구두개입은 신중해야 한다.

포스코가 지난해 극심한 갈등과 외풍을 초래한 KT회장 선출논란의 전철을 밟아선 안된다.  포스코에 대한 퇴행적이고, 후진적 외압논란은 더 이상 있어선 안된다. /이의춘 미디어펜 대표 

[미디어펜=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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