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준희 기자]건설업황 침체가 여전한 가운데 건설사들이 올해도 설 명절을 맞아 협력사에 거래대금을 조기 지급하는 등 ‘상생경영’에 나섰다.
지난해 10월 우수 협력사 대표단과 함께한 ‘HDC 파트너스 사회공헌’ 행사에 참석한 김회언(오른쪽)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와 황기만(왼쪽) 세아건설 대표이사./사진=HDC현대산업개발
10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이달 7일부터 15일까지 중소 협력사에 지급해야 하는 거래대금 720억 원을 지난 6일 지급했다.
이번 지급 대상은 최근 포스코이앤씨와 거래하고 있는 928개 중소기업이다. 거래대금은 전액 현금으로 지급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최근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확대,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금리에 따른 금융비용 상승 등 건설경기 부진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사들에게 이번 거래대금 조기 지급을 통해 명절 상여금, 급여, 원자재 대금 등 현금 유동성 제고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업계 최초로 2010년부터 중소기업 거래대금 전액을 현금으로 지급해오고 있다. 매년 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중소 협력사들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대금을 조기 집행했다.
HDC현대산업개발도 협력사 자금난 해소를 위한 2200억 원 규모 대금을 선지급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매년 명절을 앞두고 협력사 금융 안정화를 돕기 위해 금융지원을 진행해왔다. 지난해 설 명절에는 34억 원 규모 자금을 지원했고 지난해 추석에는 대금 66억 원을 조기 지급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올해에도 어려운 대내외 환경, 원자잿값 상승 등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협력사 임직원분들께서 따뜻한 명절을 보내실 수 있도록 도움이 되기 위해 올해 대금을 조기 지급하기로 했다”며 “이번 금융지원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건설 연구개발(R&D) 투자, 중소·벤처기업과 협업 등 협력사와 상생협력을 더욱 강화해 훌륭한 기업을 넘어 사회와 동반성장하는 위대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업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호반그룹 건설계열사인 호반건설과 호반산업도 명절을 앞두고 협력사 조기 유동성 지원으로 상생협력에 나섰다.
호반건설과 호반산업은 400여개 협력사에 공사대금 1500억 원을 조기 지급했다. 두 계열사는 해마다 명절 전 협력사에 공사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해왔다. 올해는 연초부터 건설경기 부진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협력사들의 원활한 자금 운용을 돕기 위해 발빠르게 나섰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악화, 중견 건설사 워크아웃 등 연초부터 건설업계가 힘든 상황에 처해 있어 협력사들의 자금 운용을 돕기 위해 공사대금을 조기 지급하기로 했다”며 “앞으로도 호반은 협력사들과 상생과 동반성장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했다.
중흥그룹도 중흥건설과 중흥토건 협력사들의 원활한 자금 운용을 돕기 위해 공사대금 약 1300억 원을 명절 전 전액 현금으로 조기 지급했다.
이에 따라 전국 40여개 공사현장 협력업체들이 직원들의 임금 및 자재대금을 원활하게 지급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했다. 중흥그룹은 지난해 추석 명절 전에도 공사대금 1400억 원을 조기 지급한 바 있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협력업체들에 지급할 결제대금을 설 명절 전에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며 “사회적 분위기와 건설경기 침체 등 여러모로 어려움이 있으나 협력업체와 상생을 이어가기 위해 조기 지급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태영건설과 동부건설 등도 설 명절을 앞두고 협력사 대금 조기 집행에 나섰다. 태영건설은 지난달 31일 협력사 대금 600억 원을 현금으로 지급한 데 이어 이달 7일 현금 55억 원을 추가로 지급했다.
또 발주처(시행사)가 하도급사인 태영건설 협력사에 직접 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인 ‘현장직불’ 방식으로도 지난달 31일 988억 원에 이어 이달 7일 568억 원을 추가로 지급했다.
동부건설도 180여곳 현장 협력사에 총 550억 원 규모 공사대금을 지급 예정일보다 최대 14일 앞당겨 지급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이번 조기 지급은 고금리, 고물가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협력사의 유동성 부담을 완화하는 동시에 모든 현장 근로자가 임금 체불 걱정 없이 따뜻한 설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하는 차원에서 시행됐다”며 “이를 통해 명절 상여금, 급여, 원자재 대금 등 협력사 유동성 제고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