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준희 기자]디지털 전환 본격화로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건설사들의 시장 선점 경쟁도 점화한 모양새다. 삼성물산, GS건설 등 대형사들도 데이터센터 관련 기술 개발 및 밸류체인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건설업계 내 경쟁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삼성물산이 개발한 액침냉각 시스템에 서버를 교체하는 모습./사진=삼성물산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국내 냉각기술 전문기업인 데이터빈과 협업해 데이터센터 핵심 인프라 설비인 차세대 냉각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물산이 이번에 개발한 냉각시스템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 비전도성 액체에 서버를 직접 담가 열을 식히는 액침냉각 방식이다. 공기나 물을 사용하는 기존 냉각 방식 대비 효율이 높고 전력소비가 낮아 차세대 열관리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기술 확보를 통해 삼성물산은 설계에서 시공, 장비 공급, 핵심 인프라까지 데이터센터 일괄 구축이 가능해졌다. 삼성물산과 데이터빈은 액침냉각 관련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국내외에서 공동으로 특허 출원 중이며 이미 국내에서 1건을 등록 완료한 상태다.
다수 데이터센터 시공 경험을 통해 글로벌 기술력과 역량을 확보한 삼성물산은 향후에도 단순 시공을 넘어 개발과 운영 등 밸류체인 전 과정에 참여해 시장 주도권을 확고히 해나갈 계획이다.
박준호 삼성물산 데이터센터 팀장은 “전문기업과 상생협력을 통해 데이터센터 핵심 인프라 기술을 개발한 것에 의미가 있다”며 “향후 데이터센터 에너지 효율 개선 및 탄소배출량 감축에 기여할 수 있는 관련 기술 개발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GS건설은 건설업계 최초로 디벨로퍼로서 데이터센터 투자·개발·운영사업에 참여했다. 경기 안양시 일대에 지하 3층~지상 9층, 총 40MW 용량 규모 시설로 약 10만대 이상 서버를 갖춘 ‘에포크 안양 센터’를 지난달 준공했다.
이번 에포크 안양 센터는 GS건설의 10번째 데이터센터 시공 실적이다. GS건설은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춘천, 하나금융그룹 IDC 등을 시공한 바 있다.
GS건설이 디벨로퍼로서 참여해 지난달 준공한 데이터센터 '에포크 안양 센터' 전경./사진=GS건설
GS건설은 데이터센터 시장성에 관심을 갖고 기존 다수 시공 실적을 바탕으로 투자, 임대, 운영에 이르는 데이터센터 전체 밸류체인을 신사업 비즈니스 모델로 삼고 이를 성장시켜왔다.
GS건설은 이번 에포크 안양 센터를 통해 시공을 넘어 개발과 운영까지 사업을 확대했다. 국내 건설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디벨로퍼로서 데이터센터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지난 2021년 5월 데이터센터 영업과 운영서비스를 담당하는 ‘디씨브릿지’를 자회사로 설립했다.
허윤홍 GS건설 대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GS건설은 데이터센터 전체 밸류체인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인공지능(AI)과 데이터 시대에 부응하고자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데이터센터 시장에는 SK에코플랜트, 한화 건설부문, 한양 등 다수 건설사가 참여하고 있다. 시공뿐만 아니라 개발 단계부터 사업을 주도하는 디벨로퍼 형태로 사업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DL그룹 지주사이자 DL이앤씨 계열사인 대림도 지난달 서울 금천구 데이터센터 신축공사 착공에 돌입하며 디벨로퍼로서 역량 발휘에 나섰다.
대림은 지난 2021년 호주 ‘DCI Data Centers’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을 추진해왔다. 이번 사업은 서울 금천구 일대에 지하 1층~지상 8층 규모 데이터센터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대림이 사업 기획부터 부지 선정 및 매입, 인허가, 자금 조달 등 개발사업 전반을 주도했다.
대림은 이번 사업을 초석으로 다양한 국내외 파트너사와 함께 데이터센터 디벨로퍼 사업을 적극 확장할 계획이다.
대림 관계자는 “전 산업에 걸쳐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데이터센터 사업은 꾸준히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장기적인 임대차 계약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며 “주거·오피스·리테일·물류 등 다양한 부동산 개발 영역에서 축적해온 폭넓은 경험을 살려 데이터센터 디벨로퍼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