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하면서 합병 조건 중 하나인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절차가 본격화되고 있다. '알짜 사업부'로 평가받고 있는 아시아나 화물 사업이 누구의 품에 안기게 될 지 업계 내 이목이 쏠린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주관사인 스위스 금융기업 UBS는 최근 인수 후보군을 대상으로 투자설명서(IM)와 비밀유지계약서(NDA)를 배포했다.
UBS는 인수 후보와 NDA를 체결한 이후 조만간 입찰제안서를 배포할 계획이다. 인수를 희망하는 기업은 오는 28일 오후 2시까지 자금 조달 계획서 등을 담은 입찰제안서를 제출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는 현재 총 11대(자체 보유 8대·리스 3대)의 화물기를 운용하고 있으며, 국내외 화물 수송량도 연평균 75만 톤으로 국내 2위 규모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인수하면 단숨에 국내 항공 화물사업 2위로 올라설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지난해 매출은 1조6071억 원에 달하며, 화물 사업이 아시아나항공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4.6%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에 수출 화물이 실리고 있다./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인수 금액을 5000억∼7000억 원 사이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부채 1조 원을 함께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1조5000억 원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대금인 셈이다.
결국 관건은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의 자금력이다. LCC는 각 사 최대주주의 자금력을 활용하거나 전략적투자자와 컨소시엄을 꾸려 인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후보군으로는 애경그룹 소속인 제주항공, 에어프레미아(JC파트너스), 이스타항공(VIG파트너스), 에어인천(소시어스) 등 4곳이 거론된다.
그중에서도 제주항공이 유력한 후보로 언급된다. 제주항공이 화물사업 인수에 성공한다면 현재 업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킬 기반을 다질 수 있고, 연 평균 매출이 1조 원 이상 늘어나는 등 수익성도 확보되는 만큼 제주항공은 화물사업 확보에 총력전을 펼칠 전망이다.
대한항공 측은 입찰 제안에 나선 기업들 중 최종인수 후보군을 선별한 뒤 본입찰을 진행할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늦어도 오는 10월 전까지 입찰과 매수자 선정 등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분리매각 준비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이후 대한항공은 EU로부터 매수자 적격성 등을 추가 판단받은 뒤 그 결과에 따라 최종 승인을 받게 된다.
한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가 EU 경쟁당국의 문턱을 넘으면서 대한항공은 기업결합 승인을 받아야 하는 14개 '필수 신고국' 중 단 1개 국가(미국) 승인만을 남겨놓게 됐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