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
지난 25일 합의문을 냈던 남북접촉 전, 북한의 포격도발 및 최후통첩과 그에 맞선 우리 군의 최고경계태세 당시 사람들의 이목을 가장 많이 끓었던 단어는 북한이 선언했던 ‘준전시상태’였다. 북한은 협상에서의 레버리지를 위해 휴전선 인근 전방은 전시상태, 후방은 준전시상태를 선포하고 군 인원 및 물자를 동원했었다.
필자가 북한의 준전시상태 선포 소식을 듣고서 떠올린 건, 두 달 전 우리나라에서도 준전시상태(?)가 선포되었다는 기억이다. 기억의 주인공은 박원순 서울시장이다.
준전시상태(?)의 추억…‘메르스 전사’ 박원순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6월 4일 과잉대응이 아닌 거짓대응으로 메르스 준전시 상태를 선포하여 서울시민을 패닉에 몰아넣었다. 박원순은 한밤 중 긴급브리핑을 통해 35번 메르스 감염 의사가 다른 수많은 사람들과 접촉했다고 거짓발언했다. 하지만 35번 의사가 접촉했다는 1500명 격리자 중 단 한 명의 환자도 없었다. 당시 박원순은 자신이 서울시 메르스방역본부장임을 자처하며 지금은 ‘준전시상태’라고 선언했다. 재미난 것은 그로부터 며칠이 지나 전국에서 13만 명이 모이는 공무원시험과 수천명이 모이는 동성애 축제는 허가했다는 점이다.
▲ 서울시장은 단순한 광역단체장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을 맡고 있는 중차대한 자리다. 우리 군은 주적 북한에 대한 대응 및 반격, 방위에 있어서 수도 서울을 필사적으로 사수하기 위해 전투체제를 완비하고 있다. 육군의 주전력인 3군이 서울을 포함한 경기도 일대 방위를 전담하는 것도 다 이유가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수도 서울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행동해야 한다. |
이튿날 5일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삼성서울병원,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의사 당사자의 증언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긴급브리핑이 사실과 다름을 밝혔지만, 이미 박원순 시장은 ‘메르스 전사’, ‘무능력한 정부와 비교할 수 없는 유능한(?) 영웅 시장님’으로 등극한 뒤였다.
당시 박원순의 전시행정은 메르스 방역쇼로 절정에 치달았다. 서울지하철 방송에서는 시간 당 여러 번 서울시의 메르스 방역소독에 대한 멘트와 ‘시민들은 안심하시라’는 구절이 흘러나왔다. 서울시는 시내 곳곳에 메르스 바이러스를 죽이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발암 물질이자 성호르몬 내분비 교란 물질인) 살충제를 뿌려댔다. 서울시의 질병 대처 또한 가관이었다. 기존 질병관리본부에 메르스 판정을 의뢰하면 확진 판정까지 5~6시간 정도 걸렸지만 서울시에 보낸 다음부터는 하루 이상 걸렸다.
메르스에 그리도 대단하게 반응하셨던 박원순 서울시장께서 북한의 포격도발에 이은 준전시상태 선포에 어떠한 대응을 했을까.
북한의 포격도발…위기상황 한반도 ‘수도 서울’의 시장은 뭘 했을까
북한군의 고사포 발사가 일어난 지난 20일부터 25일 새벽 1시 남북 고위급 접촉이 타결되기 전까지 ‘메르스전사’, ‘서울시메르스방역본부장’인 박원순 서울시장과 서울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SNS를 통해 21일 오후 아래와 같은 글을 남겼을 뿐이다.
“서울통합방위협의회 의장을 겸하고 있는 제게 시민의 안전은 가장 소중한 가치입니다. 상황전개에 대해 수시로 보고를 받고 있으며 주어진 소임 안에서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반도의 안보와 평화는 대한민국이 가장 귀하게 여기는 가치입니다. 시민의 안전과 한반도의 평화를 깨뜨리는 북한의 무력도발에 반대합니다. 남북관계를 악화시키는 군사적 도발은 즉각중단 되어야 합니다.”
▲ 북한 도발과 같은 비상시에 서울시민들이 피신하는 대피소의 실태는 참담하기 그지없었다. 서울 시내 4000곳에 마련되어 있는 대피소는 자동차가 달리는 터널, 30년 된 아파트, 폐기물로 가득 차 있는 창고였다. 우리 군의 완비된 경계태세와 서울시 대피소의 상황은 천지 차이였다. |
서울시장은 단순한 광역단체장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을 맡고 있는 중차대한 자리다. 우리 군은 주적 북한에 대한 대응 및 반격, 방위에 있어서 수도 서울을 필사적으로 사수하기 위해 전투체제를 완비하고 있다. 육군의 주전력인 3군이 서울을 포함한 경기도 일대 방위를 전담하는 것도 다 이유가 있다. 주한미군이 머무르고 있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서울은 서울시민만의 일개 대도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심장이기 때문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라면 주어진 소임으로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라
과거 박원순 시장은 천안함 폭침과 관련하여 “이명박 정부가 북한을 자극해 억울한 장병들이 수장됐다”고 발언했던 바 있다. 명백히 기습도발로 죽은 장병들의 죽음과는 별개로, 천안함 폭침의 책임을 (북한을 자극한) 정부 탓으로 돌리는 박원순 시장의 발언은 되새겨 봄직하다. 북한에 대한 박원순 시장의 사고 구조를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북한 포격도발 이후로 펼쳐진 위기상황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박원순 시장은 SNS를 통해 본인의 의사만 밝혔다. 서울시 차원에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메르스 당시와는 대조되는 행보다.
지난 일주일 간 밝혀진 언론보도에 따르면, 북한 도발과 같은 비상시에 서울시민들이 피신하는 대피소의 실태는 참담하기 그지없었다. 서울 시내 4000곳에 마련되어 있는 대피소는 자동차가 달리는 터널, 30년 된 아파트, 폐기물로 가득 차 있는 창고였다. 오히려 대피소로 피하는 게 더 위험해 보일 정도였다. 재난정보센터가 밝힌 바에 따르면 서울 시내 4000여 개의 민방공 대피소 중 화생방 방호 시설을 비롯해 제대로 된 설비가 갖춰져 있는 곳은 전무한 실정이다. 비상식량, 의료장비 및 식수 등도 전혀 구비돼 있지 않다.
▲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번 북한포격도발 및 남북 고위급 접촉과 관련하여 "한반도의 안보와 평화는 대한민국이 가장 귀하게 여기는 가치입니다. 시민의 안전과 한반도의 평화를 깨뜨리는 북한의 무력도발에 반대합니다. 남북관계를 악화시키는 군사적 도발은 즉각중단 되어야 합니다"라고 발언했다. |
박원순 시장은 언론과의 지난 인터뷰에서 “평양과 직접 교류협력을 추진하겠다”며 나선 바 있다. 박원순 시장은 재임 기간 내내 대북사업을 허가해 달라며 정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그랬던 박원순 시장은 이번 북한포격도발에 대해 “주어진 소임 안에서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아직 늦지 않았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이중적인 위선이라고 손가락질 받기 전에, 해야 할 일을 하길 권한다.
메르스사태 당시와 마찬가지로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급선무다. 지방정부가 따로 없고 당중심 지도체제로 돌아가는 김정은 정권의 수족, '껍데기' 평양시와 협력할 생각은 접어라. 더군다나 평양과 서울의 교류는 북한의 천안함 폭침으로 인한 정부의 5.24조치로 실현되기 힘든 실정이다. 서울시장이라면 서울시민을 위해서 일해야 한다. 대피소 관리 및 시민 알리기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세우고 실천하라.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