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해외여행객이 늘고, 화물사업도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항공업계가 1분기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향후 환율 변동성 확대와 유가 인상 등 예상되는 외부 위협 요인에 의해 2분기 실적은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매출 3조8225억 원, 영업이익 4361억 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9.6%, 5.1%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9% 줄어든 3452억 원으로 집계됐다.
여객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2조3421억 원을 기록했다. 중국 노선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 노선 공급이 2019년 수준으로 회복했으며, 동남아·일본 등 관광 수요 집중 노선에 적기에 공급을 확대해 수익성이 개선됐다.
화물사업 매출은 팬데믹 이후 글로벌 화물시장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한 9966억 원을 기록했다.
대한항공 보잉 787-9./사진=대한항공 제공
LCC(저비용항공사)도 1분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대한항공 자회사 진에어는 올해 1분기 매출액 4303억 원, 영업이익 985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22.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6% 상승한 것으로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당기순이익은 683억 원으로 13.8% 늘었다.
제주항공은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매출 5392억 원과 영업이익 751억 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7.7%, 6.2% 증가한 것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당기순이익은 431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0.5% 감소했다.
티웨이항공은 1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 줄어든 753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8% 증가한 4230억 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분기 실적 중 역대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다.
중국 노선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도 항공사들이 1분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것은 일본과 동남아 등 중·단거리 여행 수요가 꾸준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엔저 현상이 지속되면서 일본 여행 수요가 크게 늘어났고, 중국 전자상거래 물량에 힘입어 항공 화물 수요가 살아난 것도 호실적 기록에 한 몫을 했다.
다만 향후 환율 변동성 확대와 유가 인상 등 예상되는 외부 위협 요인에 의해 2분기 실적은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유가 상승으로 인해 유류비가 상승하면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는 항공업계에서는 유가 상승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유가는 항공사 수익성과 직결된다. 항공사는 유가 상승분에 따라 항공권에 유류할증료를 부과한다. 운임비 상승은 매출 저하의 요인이 될 수 있다. 유류할증료는 항공사가 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운임에 별도로 부과하는 요금이다.
유류비와 항공기 리스료 등을 달러로 지급해야 하는 항공사 입장에서는 환율 상승에도 큰 부담이 따른다. 환율이 오르면 손실이 커지는 구조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고유가·고환율 상황이 항공사 수익성과 직결되는 것이 맞다. 현재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이 맞다"면서도 "코로나19 전에는 고유가·고환율에 따른 운임비 상승 등에 소비자들이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했지만, 최근에는 좀 다른 양상을 보인다. 이전 대비 소비자들이 조금 덜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걱정하는 만큼 매출에 큰 타격을 줄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황 교수는 "항공사들은 글로벌 공급 확대 및 경쟁 심화에 대비해 노선을 다변화하고, 증가하고 있는 단거리 수요에 즉각 대응하면서, 비용 절감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소비자들이 가격 부분에서 매력을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