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새정치민주연합이 내년 총선 공천권과 관련한 혁신안의 최종 확정을 앞두고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문재인 대표를 정면 비난하고 나서 눈길을 모았다.
혁신위원회가 7일 마지막 공천 룰 쇄신안을 발표하기에 앞서 안 전 대표의 혁신위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이 나온 것. 이에 문 대표를 비롯한 주류층은 즉각 맞불을 놓아 반박하는 동시에 회유와 중재 발언을 이어갔다.
사실 새민련 내부에서는 실제로 호남정치의 복원을 외치면서 천정배 의원이 탈당해 신당 창당을 주도하고 있고, 유선호·장세환 전 의원이 연쇄 탈당한 데다 박주선 의원도 추석 전 결단할 것으로 보이면서 ‘9월 위기설’이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안 전 대표가 문 대표가 주도하는 ‘당 혁신’에 반대 깃발을 높이 들면서 당 내 비주류의 좌장으로서 자리매김하려는 정치적 행보를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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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정치민주연합이 내년 총선 공천권과 관련한 혁신안의 최종 확정을 앞두고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문재인 대표를 정면 비난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
최근 혁신위원회가 주도하는 ‘당의 혁신은 실패했다’고 규정한 바 있는 안 전 대표는 6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열고 “낡은 진보와 당의 부패를 청산하는 것이 ‘육참골단’이고 이를 위해 ‘정풍운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문 대표가 지난 5월 당 혁신을 다짐하며 썼던 ‘육참골단의 각오’를 거론하면서 문 대표를 비판한 것이다. 안 전 대표는 이날 현 지도부에 대해 “순혈주의, 배타주의, 진영논리로 당 민주성, 개방성, 확장성을 가로막으며 기득권을 공고히 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그 결과 정치 양비론을 자초하고, 대북·안보·경제 문제에 대해 기득권 보수세력에 끌려 다니고, 도덕적 우위도 점하지 못했다”며 “뒤떨어진 인식과 병폐를 거르는 것이 당 혁신의 본질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날인 7일 문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 자체를 무력화시키면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다”고 지적하며 안 전 대표를 정조준했다. 그는 또 “혁신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면 함께 실천해야 한다. 새로운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기득권을 포기하는 결단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문 대표와 가까운 최재성 당 총무본부장은 김한길, 박지원 의원과 비교해 “결이 다르다. (안 전 대표는) 당권과 공천권 때문에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로 안 전 대표를 끌어안는 모습을 보였다.
안 전 대표의 이번 행보는 과거 안철수-김한길 대표 체제 때 혁신을 이끌었다가 지난해 7.30 보궐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지난 4.29 재보선에서 참패한 문 대표에게 책임을 묻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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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는 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총선 공천과 관련한 10차 혁신안을 발표했다. 공천권을 놓고 경선이 붙을 경우 일반 유권자로 구성된 선거인단 투표로 100% 결정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또 경선 결선투표제와 정치신인 가산점 등도 새롭게 만들었다./사진=미디어펜 | ||
즉 비주류들이 지금 당 지도부를 ‘친노패권’으로 규정하고 이를 청산하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은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당이 체질개선을 하지 않으면 집권 정당이 될 수 없다”는 절박함으로 표현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당의 패권이 ‘친노-486’ 현역의원들에 쏠려 있는 상황에서 이들이 현재 문 대표를 지지하고 있는 까닭에 비주류로 분류되는 다선의원들이 각각 자신의 기득권을 챙기려는 기싸움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들은 일치감치 문 대표에게 재보선 패배 책임을 묻는 대신 혁신위로 시간벌기에 나서는 것을 묵인한 바 있다. 그러던 것이 최종 혁신안이 나오기 직전에서야 서로 눈치보듯 비판 대열에 합류했고, 안 전 대표가 보여준 행태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기껏 들어올린 기치가 무위로 끝날 공산도 크다.
문제는 지금 새민련 소속 의원들의 형편상 공천 갈등이 ‘세력 확보’ 차원이 아니라 오로지 ‘개인지분 확보’에 있다는 데 있다. 세력이 없기로는 마찬가지인 안 전 대표의 혁신위 비판마저 가차없이 폄하되는 까닭이다.
애써 의미를 부여하자면 안 전 대표가 그나마 문 대표를 제외한 대표 인사들 중에서 당 내 리더십 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는 단면을 보여준 측면도 있다. 주류층에서 서둘러 안 전 대표의 비판과 다른 비주류층의 비판을 구분 지으며 수습에 나선 것도 안 전 대표가 비록 세력은 없지만 안고 가야 할 인물이라는 점을 나타냈다고 볼 수 있다.
이제 혁신위의 공천 혁신안이 나온 상황에서 당내 분열이 가속화할 경우 주류와 비주류 간 더 거센 격돌이 예상돼 주목된다. 연신 ‘손학규 카드’를 들고나오는 비주류 다선의원들의 다음 행보나 안 전 대표의 선택에 따라 이번 공천 갈등이 신당 창당으로 이어질 수도, 그저 ‘찻잔속의 태풍’으로 끌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