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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전기차 블루오션 급부상…동남아 전초기지 될까

2024-06-04 17:02 | 박재훈 기자 | pak1005@mediapen.com
[미디어펜=박재훈 기자]인도네시아가 완성차 업계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부상하면서 글로벌 업체들의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적극적인 세력 확장에 나서면서 시장공략에 나선다. 최근 중국의 BYD(비야디)도 인도네시아로 판세를 키울 것을 예고해 동남아에서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이 인도네시아 카라왕 산업단지의 HLI그린파원 공장을 방문해 조립공정을 점검하고 있다./사진=현대자동차그룹


◆니켈 매장량 1위와 풍부한 인력…전동화 계획에 뺄 수 없는 시장

4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로의 글로벌 업체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지리적 환경과 시장의 특수성으로 인해 차량 판매량 확보 및 중저가 전기차 전략이 주효한 시장으로 부상 중이다.

인도네시아는 핵심광물인 니켈 매장량이 많아 전동화 계획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국가다. 에너지 컨설턴트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 니켈 공급에서 오는 2030년까지 60% 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다.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자연스레 자원 매장량이 많은 국가들은 경쟁력을 가지게 됐다. 이를 통해 글로벌 기업을 자국에 유치하는 등 전략적 활용 폭을 키우고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는 현대자동차, LG그룹 등 국내기업을 비롯해 테슬라, 폭스콘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자원 확보를 위해 뛰어들고 있는 시장이다.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시장에서 핵심광물 매장량을 제외하고도 판매 전략에서 의미를 가진다. 보급형 전기차 시장이 중요하게 부각되는 가운데, 동남아 시장은 판매 잠재력이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동남아 시장은 주류 시장인 미국이나 유럽 대비 구매력이 낮다. 하지만 중저가 전기차를 판매해 대중화 및 점유율 확대를 노리는 완성차 업계의 전략에는 매우 부합한 시장으로 꼽힌다.

인도네시아에서의 판매 행보가 주변 국가로도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매력적이다. 인도네시아에서 판매량이 확보되고 주변 국가로 확보된다면 글로벌 판매량 경쟁에서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과거 내연기관 시장에서는 일본의 토요타가 해당 전략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글로벌 판매량 1위 기반을 다지기도 했다.

또한 아세안자유무역(ATFA)에 따라 인도네시아에서 완성차 부품 40%이상을 조달할 경우 수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점도 기업입장에서는 이점이다. 무관세로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의 아세안 국가에 완성차를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장 설립과 운영에 있어 비교적 낮은 인건비도 완성차 업계가 인도네시아를 주목하는 이유다. 인구가 약 2억8000만 명에 달하는 인도네시아는 인력시장이 풍부해 공장 운영에 최적의 환경이다.


◆현대차가 선점한 인니…BYD 참전으로 경쟁 구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 왼쪽)이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열린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 설립 투자협약식 전에 코나 일렉트릭에 기념 서명을 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현대자동차


이 같은 이유로 국내에서는 현대차가 지난 2019년부터 인도네시아 공략에 뛰어들었다. 2019년 인도네시아 완성차 공장 건설을 위한 MOU(업무협약)을 맺은 이후 해당 공장은 아세안 지역의 차량생산 전초기지로 활약하고 있다.

현대차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인도네시아 공장의 생산 능력은 2만300대, 생산 실적 2만2520대로 가동률 110.9%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 공장의 114.9%를 제외하고 해외 공장 가동률 중 최고치다. 지난 2022년 인도네시아 브카시에 준공된 해당 공장은 지난해 연산 12만5000대의 양산 규모를 기록했다. 생산하고 있는 모델은 싼타페, 크레타 등 SUV내연기관 모델부터 아이오닉 5와 같은 전기차까지 양산 중이다.

또한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해 인도네시아에 설립한 HLI그린파워의 배터리도 현대차의 전동화 계획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최근 발표한 중저가 전기차 모델 기아의 EV3에는 3000만 원대 가격임에도 NCM(니켈, 코발트, 망간)배터리가 탑재됐다. 업계는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보고 있다. 

이처럼 현대차가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전기차 업체 BYD도 인도네시아 진출을 예고해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BYD는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저렴한 전기차를 내세워 동남아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면 현대차와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올해 초 아이를랑가 하르타르토 인도네시아 경제조정장관은 BYD가 인도네시아에 1조 7000억 원을 투자해 제조 공장을 세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 규모는 언급되지 않았으나 중국 내수 시장에서 주력 모델이었던 △실(SEAL) △아토3 △돌핀 등의 모델이 생산될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BYD는 정부에 투자를 약속하고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와 사치세를 면제 받아 현대차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인도네시아 시장이 인구수도 많아 구매력이 있지만, 하이엔드급 시장은 아직 열리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라며 "현대차가 공략에 있어 중저가 시장을 노리느냐 프리미엄 시장이 열리기를 기다리느냐 양자택일에 놓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의 경우 제네시스와 같은 고수익 모델로 수익 창출하는 방향을 노리면 좋겠으나 아직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고 BYD가 진출하면서 저가형 시장을 공략하면 국민소득과 맞물려 현대차에 타격이 클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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