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22대 국회가 의장단을 ‘반쪽’으로 출범하고 21대 국회의 불명예 답습을 시작했다. 여야가 원 구성 협상에 난항을 겪으며 의사일정에 합의를 이루지 못한 탓이다. 이에 여야 대립이 더욱 격화되면서 상임위마저 민주당이 독식하는 사태가 재현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회는 지난 5일 국회 의장단 선출을 위해 본회의를 개최했다. 야권 주도로 개최된 본회의에서는 국회의장으로 우원식 의원, 야당 몫 부의장으로 이학영 의원이 선출됐다. 국민의힘은 원 구성 협상이 진행 중이고, 의사일정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여당 몫 부의장 후보를 내지않았다.
국회가 야권 주도로 반쪽 의장단을 구성한 사례는 21대 국회에 이어 2번째다. 앞선 21대 국회에서도 국회는 민주당 주도로 반쪽 의장단을 출범한 바 있다. 21대 국회 초기를 22대에서 답습하고 있는 것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5일 국회에서 원 구성 협상을 위해 회동하고 있다.2024.6.5./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에 정치권에서는 22대 국회 원 구성도 야권 단독으로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1대 국회에서 원 구성 협상이 난항을 겪자, 민주당은 단독으로 17개 상임위를 독식한 바 있다. 따라서 반쪽 의장단을 출범한 민주당이 법정 시한인 오는 7일까지 원 구성 협상에 진전을 거두지 못할 경우 상임위도 단독으로 구성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여야는 원 구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법제사법위원회, 운영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사수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회 관례상 제2당 몫인 법사위와, 여당 몫인 운영위를 민주당이 가져가겠다는 것은 의회 독재이자 몽니라고 반발하고 있다.
여야가 팽팽하게 힘겨루기를 하고 있지만, 원 구성은 오는 7일 강행될 전망이다. 민주당 출신 우원식 국회의장이 법정 시한 내 원 구성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히며 민주당의 '법정 시한 내 원 구성 마무리' 주장에 힘을 실었기 때문이다.
우 의장은 국회의장에 선출된 후 “헌법과 국회법은 확립된 사회적 합의이고, 법적 규율”이라면서 “새로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이미 정해진 기준을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여야 원내대표를 향해 “남은 기간 밤샘을 하는 한이 있더라도 국회법이 정한 기한인 6월 7일 자정까지 상임위원 선임안을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여야가 오는 7일까지 원 구성 협상을 타결하지 못할 경우, 21대 국회와 같이 반쪽 의장단에 이어 민주당의 상임위 독식은 예고된 수순으로 여겨진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