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TV 캡처 |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40년 전에 대마초를 피웠어요. 미안해요. 엄마"
성실하고 착한 이미지를 풍기는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지난 16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LA) 근교에서 CNN 방송 주최로 열린 공화당 대선후보 2차 TV토론에서 이런 발언을 내놓은 이후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 또는 유명 정치인 가운데 누가 '대마초 전력'이 있는지 관심이 모아진다고 18일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춘이 보도했다.
당시 토론회에서 랜드 폴 상원의원은 "(부시처럼) 특권층은 대마초를 피워도 용서받지만 가난한 사람과 사회적 약자는 감옥에 가는 게 현실"이라며 치료용 대마초 사용을 반대하는 부시 전 지사를 공격했다.
미국에서는 지금까지 23개 주가 치료용 목적의 대마초 사용을 합법화했다. 치료용이 아닌 '기호용' 대마초를 합법화한 곳은 알래스카, 콜로라도, 오리건, 워싱턴 4개 주다.
당시 토론회에 부시 전 지사와 함께 나왔던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은 올해초 대마초 경력을 인정하면서도 "치기 어린 시절의 실수"라며 후회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도 1960년대 장발의 헤어스타일을 유지한 채 대마초를 자주 즐겼다고 실토한 바 있다. 샌더스 의원은 대마초 합법화를 강력히 지지한다.
전·현직 대통령 가운데 대마초 경력자도 적지 않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대마초 관련 질문이 나오자 즉답을 피했다가 이후에 "내 자신의 결정과 경험이 젊은이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말로 우회적으로 경험이 있음을 시인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경험자임을 인정하면서도 다소 어정쩡한 사족을 달아 눈길을 끈 바 있다. 그는 "대마초를 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흡입하는' 수준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클린턴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앨 고어는 1988년 대선 캠페인 당시 "몇 번 했다"고 인정했다가 이후 "진짜 몇 번 안된다"고 단서를 달았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나 고어 전 부통령과는 달리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자주 흡입했다'고 대놓고 실토해 여러 차례 눈길을 끌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수차례의 인터뷰에서 "자주 흡입했다. 진짜 그랬다"고 털어놓았다.
이와 함께 존 케리 국무장관도 2003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젊은 시절 대마초를 했다고 털어놨다. 반면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전혀 없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