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준 기자]주택 경기가 바닥을 찍고 반등한 것으로 파악된다. 부동산 호황기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최악의 불황은 지나갔다는 반응이 나온다.
12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22조7743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2배 늘어난 수치로, 지난 1분기 최악의 주택 경기 침체에서 2분기에 반등이 있었음을 의미한다.
서울시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 재건축 사업지 전경./사진=미디어펜DB
지난 1분기 주거용 건축 수주액은 10조9592억 원으로, 분기 기준 주택 수주액이 11조 원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4년 2분기(10조4016억 원) 이후 약 10년 만이다. 1분기 기준 비교해도 10년 만에 최저치였다.
2분기의 반등에 힘입어 상반기(1~6월) 주거용 건축 수주액은 33조 7335억 원으로 전년 동기(29조 8766억 원)보다 약 13% 증가했다.
상반기 주거용 건축 수주액은 2021년 약 39조 원에서 2022년 약 48조 원까지 올랐으나 지난해 29조 원대로 주저앉으며 침체를 겪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2분기 주택 수주가 되살아난 주요인으로 집값 상승을 꼽는다.
사실 지난 1분기까지만 해도 건설사들의 분위기는 암울 그 자체였다. 올해 공사비가 지난해보다 약 40% 오르면서 건설사들이 신규 수주에 나서지 않고 관망으로 일관하기도 했다. 서울 강남 등 사업성이 우수한 도시정비사업 사업지에도 건설사 한 곳만 입찰 의향서를 내는 등 신규 수주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집값이 점진적으로 오름세를 타며 분양가도 동반 상승했다. 연 초만 해도 공사비를 분양가에 반영하면 미분양이 나기 일쑤였지만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집값이 계속 오르며 자연스레 분양가 인상도 받아들여졌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첫 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26% 오르며 20주 연속 릴레이 상승을 지속하고 있다.
이에 서울 및 수도권 신규 분양 단지 미분양이 줄고 우수 사업지는 청약이 몰리는 것을 확인한 재건축·재개발 조합은 인상된 공사비가 분양가에 반영되는 것을 받아들이는 분위기로 전환됐다. 부동산 거래가 살아나면서 준공 후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데다 도시정비 사업은 속도감 있게 추진돼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신규 주택 수주는 도시정비 사업이 주도했다. 업계에 따르면 상위 10개 건설사의 상반기 정비사업 수주액은 약 10조 원 규모로, 전년 동기(8조7793억 원)대비 14% 가량 증가했다.
하반기에도 도시정비 등 신규 주택 수주액은 늘 전망이다. 우선 공사비 1조5700억 원 규모의 한남 4구역이 시공사 선정 입찰 마감을 앞두고 있고, 공사비 6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 압구정3구역도 하반기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다만 본격적인 건설 경기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 6월 신규주택 수주액은 2조 7755억 원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고, 상반기 주거용 건축 수주액 34조 원도 평년에 비해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한편 정부가 지난 8일 발표한 8·8부동산 대책도 또 하나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재건축·재개발 물량 37만 가구 신규 조성을 목표로 용적률 한시적 상향 등 규제 완화 조치를 취했기 때문이다.
정부 조치가 있었다고 당장 하반기 도시정비사업 후보지들이 시공사 선정까지 진행되는 것은 아니지만 해당 조치로 부동산 시장에 활력이 돌면서 기존 도시정비사업 시공사 선정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이 점진적으로 진행되면서 분양시장도 작년보다 나은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러한 기조가 하반기에 바로 꺾이지는 않겠지만 PF 리스크 등 여전히 다양한 변수가 있어 건설 경기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