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부산시금고 금융기관 선정을 위한 신청서 접수가 지난 14일 마감됐다. 24년간 시의 1금고 운영을 맡은 BNK부산은행이 이번에도 수성에 나선 가운데, 자본력을 갖춘 KB국민·IBK기업 등 시중은행이 경쟁에 합류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앞서 광주은행은 지난해 7월 조선대 주거래를 50년 만에 신한은행에 빼앗긴 바 있다. 지방은행권은 지역시금고를 시중은행의 이익 창출 수단으로 여기지 말라는 입장이다.
부산시금고 금융기관 선정을 위한 신청서 접수가 지난 14일 마감됐다. 지난 24년간 시금고 운영을 맡은 BNK부산은행 외에도 자본력을 갖춘 KB국민·IBK기업 등 시중은행이 참여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앞서 광주은행은 지난해 7월 조선대 주거래를 50년 만에 신한은행에 빼앗긴 바 있다. 지방은행권은 지역시금고를 시중은행의 이익 창출 수단으로 여기지 말라는 입장이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부산시와 광주시는 지역시금고 은행 재선정을 앞두고 있다. 당장 부산시는 지난 14일 부산시금고 금융기관 선정을 위한 신청서 접수를 마감했다. 접수에는 지역 대표 은행인 BNK부산은행 외에도 국내 업계 1위의 KB국민은행과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이 참여했다.
부산은행은 지난 24년간 부산시금고의 1금고 자리를 수성했는데, 이번에 두 대형은행을 경쟁자로 맞이함에 따라,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이 같은 우려는 타 지방에서 이미 현실화된 까닭이다. 실제 광주은행은 지난해 7월 지역 대표 대학교인 조선대학교와의 주거래를 50년만에 신한은행에 내줬다. 울산시도 지난해 8월 1금고 선정을 위한 모집에서 지역 대표은행인 BNK경남은행과 KB국민은행이 맞붙었는데, 출혈경쟁 끝에 경남은행이 1금고를 겨우 사수한 바 있다.
통상 시금고 경쟁에서 시중은행은 2금고 운영에 도전장을 내밀었는데, 최근들어 1금고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는 시중은행이 저원가성 수신자금 확보와 지자체 정책사업 참여 등을 목적으로 영업을 확대하기 위함이다.
여기에 1·2금고 간 시재정 운용 규모도 압도적으로 차이난다. 부산시의 경우 예산 총 15조 7000억원 중 1금고가 시 예산의 70%를, 2금고가 30%를 각각 맡게 된다. 광주시가 오는 10월께 시금고 운영기관을 새로 지정할 예정인 만큼, 지역은행인 광주은행도 예민해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에 지방은행권은 자본력을 앞세운 시중은행이 지역먹거리 사업까지 위협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지방은행노동조합협의회는 전날 성명서에서 "최근 지역은행은 장기간 지속된 지역 경기침체에 따른 건전성 악화로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면서 "시중은행은 서울·경기 지역 시금고가 경쟁으로 포화상태에 이르자 지역시금고 마저 빼앗으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시중은행의 지역시금고 유치공세는 지역자금의 유출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며 "지역균형발전의 혈맥인 지역자금의 역외유출이 심화되면 이에 따른 지역금융과 지역경제가 큰 타격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노조협의회 측은 시중은행의 먹거리 탈취가 지방은행의 자금조달 악화로 이어져, 지역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에 대한 자금 조달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시금고 유치 활동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노조협의회는 "정부가 68.5%의 지분을 갖고 있는 국책은행 본연의 역할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가"라며 "이번 기업은행의 부산시 1금고 입찰은 지역 자금의 유출을 야기시켜 지역소멸을 부추기는 등 명백히 국가경제발전을 저해하는 행동이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노조협의회는 "지역 은행은 해당지역에 본점을 둔 은행으로서 지역자금 공급, 지역 일자리 창출, 지역문화발전 지원 등 지역재투자를 통해 수십년 간 그 지역과 함께 성장을 해왔다"며 "손실을 감수하고도 해당 지역에 촘촘히 영업점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그 이유이다"고 지적했다.
또 "단순히 자금력 만을 앞세워 지역시금고를 유치를 노리는 국책은행과 시중은행은 과당경쟁을 멈추고, 지역소멸 위기극복과 지역상생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