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승규 기자] 상반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던 엔씨가 위기 탈출을 위해 인건비 효율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 동안 과하다고 평가 받았던 인건비를 줄이고 효율적인 경영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엔씨는 R&D(연구개발)는 유지하고 M&A(인수합병) 규모는 확장하며 미래 먹거리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다작 회사로 체질 개선을 선언한 엔씨가 실적 개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판교에 위치한 엔씨소프트 본사 전경./사진=엔씨소프트 제공
27일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엔씨의 인건비는 3908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4204억 원) 대비 7% 감소한 수치다.
또 임원 규모 관리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해 80명이었던 미등기 임원 수는 71명으로 감소했다. 미등기 임원 총 급여 수도 지난해 상반기 277억 원에서 올해 206억 원으로 25% 감소했다. 그 동안 엔씨의 임원 수는 회사 규모 대비 많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같은 3N인 넷마블의 경우 미등기 임원이 26명에 불가하다.
업계는 엔씨의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임원 수 관리가 불가피 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최대 규모의 게임사인 엔씨임에도 불구하고 임원 등 인력 규모가 타사 대비 많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라며 "인력 규모가 너무 큰 만큼 불필요한 인력들을 정리하고 비용 효율화 등 경영 쇄신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R&D(연구개발) 비용은 증가했다. 엔씨의 상반기 R&D 비용은 2276억9891만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2269억7975만 원) 대비 소폭(0.3%) 증가했다. 매출 감소의 기저효과로 연구개발비·매출액 비율은 지난해 25%에서 30%로 5%p(포인트) 증가했다.
엔씨는 M&A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데 △스웨덴 소재 슈팅 게임 전문 개발사 Moon Rover Games(문 로버 게임즈) △국내 서브컬처 게임 전문 개발사 빅게임스튜디오에 판권 및 지분 투자를 완료했다. 앞으로도 추가 투자 기회를 적극 발굴해 사업 다각화를 지속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엔씨는 인건비 효율화와 투자 확대로 체질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엔씨의 주요 매출원은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에만 집중됐었고, 신작 발매 속도도 느렸었다.
하지만 인건비 감소를 통해 비용 효율화를 진행하면서도 투자 금액은 확대해 새로운 IP(지식재산권)을 발굴하고 있다. 이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속도감 있는 신작 발매를 계획이다.
엔씨는 올해 하반기에도 다작을 예고하는 등 이례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출시된 배틀크러시를 시작으로 연내 △오는 28일 호연 출시 △하반기 LLL(가제) 출시 △10월 TL 글로벌 출시 △블레이드&소울2 중국 버전 출시 등을 준비 중이다. 또 2026년까지 10종의 신작을 선보일 방침이다.
엔씨 관계자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경쟁력 확보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는 엔씨의 행보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신작 출시의 속도가 빨라진 만큼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과거 대비 증가된 신작 출시의 속도 및 양과 다양한 IP, 다양한 장르, 다양한 플랫폼 게임 출시를 통해 향후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이승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