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대통령실은 28일 '의과대학 증원 갈등' 해결을 위해 2026년도 의대 증원을 유예하자는 여당안에 대해 "2026학년도를 유예하자는건 대안이 아니라 의사 수 증원을 하지 말자는 것과 같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대통령실에서 기자들을 만나 "그것(여당안)을 폄하하자는건 아니지만, 좀 현실적이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의료계와의 대화나 숫자를 갖고 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굉장히 실현가능성이 없는 대안"이라며 "오늘 박단 전공의협회장이 대안을 밝혔지만 '전향적인 (복귀) 결정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 아닙니까"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의대 증원 관련해서는 계속해서 (대통령실은) 같은 입장"이라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어 "저희 예상으로는 9월이나 10월 의료개혁 특위가 가동될 것"이라며 "거기서 얘기를 나누고 거기에 (전공의 등 의료계가) 참여해서 2026학년도 의대 증원에 대해 논의하는게 빠를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으로 의료대란이 가시화 되자 정부가 일반 환자에 대해 국군병원 응급실 12곳을 개방한 2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응급실에서 의료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2024.2.20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앞서 이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의료계가 통일된 안을 갖고 오면 정부와의 논의가 빨라진다"며 "(현재의 의정 갈등 상황은) 사실 강대강 대치가 아니다. 일방적으로 정부가 당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역대) 정부가 굴복해올 수 밖에 없었고, '정부가 의사를 이길수 없다'는 말이 의료계에 회자가 되어 온 것"이라며 "이번에 의지를 갖고 이뤄내지 못하면 앞으로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피해를 보는건 국민들"이라며 "똑같은 주장을 양쪽에서 하고 있다고 보여지지만, 의료개혁이 현실에서 효과를 보이려면 이 고비를 슬기롭게 넘겨야 한다"고 언급했다.
의대 증원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매해 조금씩 올린다는 대안이 굉장히 합리적인 방안 같지만, 매해 이런 상황을 겪어야 하는 구조적 특성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전공의들의 집단행동 이후 정부는 의료계와 소통을 강조하면서, 물밑으로는 접촉도 하고 만나고 있다"며 "조건없이 만나자는 정부에게 의료계는 한번도 호응해온 적이 없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대한의사협회는 의대 증원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인 정부 관계자의 경질, 파면까지 요구해왔다"며 "정치라는게 결국 문제를 해결하는건데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걸 잘 알면서도 이해집단의 끈질긴 구조적인 저항이 국민 생명에 직결되는 사안에 대해서 정부가 굴복한다면 정상적인 나라라고 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그는 "정부가 갖고 있는 생각도 여전히 똑같고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다"며 "시간이 흘러 여러 조치를 했고 의료계가 똑같은 주장을 하고 있는게 답답하지만, 정부는 국민의 안전을 생각하면서 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부분의 의사는 환자 보는데 여념없고 거기에 집중하고 그렇기에 저희가 의료개혁 과제를 하나씩 구체화하고 있고 여기까지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