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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전망③]미국발 금리인하, 증시 호재인가 악재인가

2024-09-12 11:59 | 이원우 차장 | wonwoops@mediapen.com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임박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 기정사실화 된 가운데 우리 정치권 안팎에서도 한국경제의 내수진작 차원에서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이에 금리인하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 <힘 실리는 금리인하…"환경조성 됐다"> <'내수진작' 발등에 불…"금리인하 골든타임 놓칠라"> <미국발 금리인하, 증시 호재인가 악재인가> 3편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2020년 이후 국내 주식 투자자들의 투자 환경은 그야말로 ‘드라마틱’하게 바뀌었다. 우선 모든 정보가 유튜브로 실시간 유통된다. 이런 가운데 토스증권 등 모바일 기반의 증권사들이 트레이딩 환경을 편리하게 만들어준 부분도 변화에 큰 몫을 담당했다. 쏟아지는 정보에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이 완벽하게 갖춰진 셈이다.

국내 투자자들의 시야에서 자국 중앙은행인 한국은행보다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의 행보다./사진=김상문 기자



그 결과 이제 한국의 투자자들은 미국 현지에 있는 투자자들과 똑같은 속도로 시장에 대응할 수 있다. 그러면서 국내 주식시장 역시 미국 현지의 뉴스들에 더욱 크게 영향을 받는다. 국내 시장에서 아무리 오랫동안 주식투자를 해온 사람이라 해도 지금처럼 이렇게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나 생산자물가지수(PPI), 심지어 매주 발표되는 실업수당 청구 건수까지 체크하면서 투자를 해야했던 적은 없었을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투자자들의 시야에서 자국 중앙은행인 한국은행보다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의 행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마저 “한은이 정부로부터는 독립적이지만 미 연준로부터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을 정도다. 그런 연준이 이제 1주일 후부터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변화를 시작할 예정이니 시장의 관심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

상황을 판단하는 가장 근본적인 전제는 시장이 무엇보다 ‘불확실성’을 가장 꺼려한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나쁜 뉴스라 해도 그것이 미치는 여파가 확정적이기만 하다면 시장은 그것을 오히려 주가 반등의 모멘텀으로 삼기도 한다. 현재 기준금리 인하를 둘러싸고 시장이 이토록 휘청이는 모습을 보이는 이유 역시 근미래에 대한 상황에마저 불확실성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현시점에서 1주일 뒤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거나 올릴 것이라고 전망하는 사람은 없다. 금리 인하 쪽으로 방향은 확실히 잡혀있으나, 문제는 그 폭에 있다. 당장 9월에 25bp(1bp=0.01%포인트)를 내릴지 50bp를 내릴지에 대한 전망이 매일 엇갈리고 있고, 그 가능성에 대한 해석도 분분하다. 

연준이 이번에 25bp를 내릴 경우 시장은 인하의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있지만, 그 뒷면에는 경기침체의 가능성은 그만큼 낮다는 낙관이 존재할 수 있다. 반면 연준이 50bp를 한 번에 내리는 ‘빅컷’을 단행할 경우 오히려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있는데, 그 원인이 경기침체로 지목될 경우 금리인하가 도리어 증시 악재로 작용하는 연쇄작용이 생겨날 수도 있다.

전망과 해석은 그야말로 ‘하루’ 단위로 널뛰듯 바뀌고 있다. 하지만 통화정책회의(FOMC) 날짜가 다가올수록 25bp 가능성이 짙어지는 추세다. 간밤 발표된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이는 다시 한 번 뚜렷해졌다. 근원 물가 상승률이 더딘 둔화세를 보이면서 ‘빅컷’ 가능성은 사실상 소멸되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이날 CPI 지표 발표 직후 연준이 9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50%bp 낮출 확률을 17%로 반영했다. 전날 34%, 1주일 전의 44%에서 크게 떨어진 모습이다.

한편 국내 증시는 내일인 13일 거래를 마치고 나면 오는 18일까지 추석 연휴로 긴 휴장을 맞는다. 이 기간 FOMC가 시작되고, 그 결과를 듣자마자 증시 개장을 맞게 된다. 불확실성이 더없이 큰 상황이라 대응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연휴 전 국내 증시가 유독 부진한 데에는 이와 같은 이유도 배경에 깔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금리인하라는 이슈를 단순하게 호재/악재로 판단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FOMC의 첫 인하 폭, 그리고 FOMC와 함께 발표되는 ‘점도표’가 예고할 향후 금리인하의 경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증시 흐름이 결정될 전망이다. 국내 투자자들로선 ‘잠 못 드는 밤’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정여경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경기 후행지표(고용)가 경기 선행지표(금융‧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국면”이라고 정리하면서 “경기침체 국면은 아니지만 기업심리, 소비자심리와 같은 모멘텀 지표가 10월까지 둔화 흐름을 지속하면서 금리인하 연속 확률이 높아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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