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실적 뒷받침 없이 급등락을 거듭하는 테마주는 투자자에 ‘양날의 칼’이다. 투기와 투자를 무 자르듯 정확히 나눌 수 없는 주식시장에서 급등하는 테마주에 올라타는 것은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다.
▲ 삼성페이로 모바일 결제를 하는 모습/사진=삼성전자 |
하지만 올해도 투자자들은 불나방처럼 테마주에 달려들고 있다. 특히 연초부터 주목을 받았던 핀테크 관련주가 삼성페이의 등장으로 간편결제 관련주로 그 모습을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 8월 20일 출시된 삼성페이는 플라스틱 신용카드 대신 삼성전자 최신 스마트폰에 카드 정보를 넣어두고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먼저 나온 애플페이가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것과는 달리 대부분의 카드 가맹점에서 사용 중인 마그네틱보안전송(MST) 단말기를 그대로 쓸 수 있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고객이 지불한 금액의 0.15%를 수수료로 때가는 애플페이에 비해 수수료가 없어 가맹점 모집에도 유리하다.
출시 한 달 만에 등록 신용·체크카드 수가 50만장을 넘기고 누적 결제액 351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삼성페이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종목까지 테마주로 묶여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페이가 카카오페이(다음카카오), SSG페이(신세계), 페이코(NHN엔터테인먼트), 엘페이(롯데), 페이나우(LG유플러스) 등 간편결제 시장과 관련주의 불을 지피는 역할을 한 것이다. 삼성페이의 수혜주는 NFC·MST 관련 부품을 생산하는 회사와 결제인프라를 구축하는 카드결제승인대행(VAN)사, 본인인증서비스 제공사 등이 꼽힌다.
대표적인 것이 모바일보안·인증 사업을 하는 한국전자인증과 현금지급기 전자결제대행(CD VAN)을 주매출 분야로 하는 한국전자금융이다. 이들 종목은 삼성페이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지는 않지만 삼성페이 출시이후 관련 테마주로 엮이면서 주가가 나란히 급등세를 펼쳤다. 정작 삼성페이의 지문인증 서비스를 직접 담당한 진짜 수혜주인 한국정보인증보다도 주가 상승률이 높았다.
이밖에 삼성페이 관련 모듈을 생산하는 아모텍, 한솔테크닉스, 삼성전기와 삼성페이에 탑재된 모바일 보안플랫폼 ‘녹스’를 운영하는 라온시큐어, 결제시스템과 관련된 보안 솔루션을 개발하는 SGA와 모회사인 레드비씨, 카드결제승인 대행사인 나이스정보통신과 한국정보통신 등도 삼성페이의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다.
이달 28일부터 해외서비스를 시적하고 삼성 측이 삼성페이를 중저가 폰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삼성페이의 확산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수혜주의 주가 상승세도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중장기적으로 간편결제를 위한 본인인증 수요가 커지면서 지문인식 등 생체인식 기업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관련한 기업은 크루셜텍, 슈프리마, 해성옵틱스, 옵트론텍, 트레이스 등이 꼽힌다. 라온시큐어 역시 연내 바이오인증 솔루션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미드스몰캡팀장은 “삼성페이가 아직 서비스 초기라 직접적인 수혜주에 관심을 가져야 하겠지만 점차 서비스 지역과 부가서비스가 확대될 것을 감안하면 간접 수혜업체로까지 관심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