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한대표-윤대통령 '독대 기싸움'...계파갈등 고착되나

2024-09-25 19:54 | 최인혁 기자 | inhyeok31@mediapen.com
[미디어펜=최인혁 기자]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의 ‘독대’가 불발된 것에 후폭풍이 25일에도 지속되고 있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독대를 재요청하며 미묘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어, 계파갈등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날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찬을 가졌다. 대통령실은 언론 공지를 통해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상견례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친한계는 만찬 동안 윤 대통령의 일방적인 소통만 있었다는 취지로 반박하면서 ‘윤-한 독대’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TV조선 유튜브에 출연해 “한 대표가 (만찬장에)미리 도착해서 기다렸다. 대통령이 ‘한 대표 나하고 잠깐 이야기합시다’하는 상황을 기대했던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9월 25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북한 그리고 통일 포럼 제2차 세미나 분단 79년을 돌아본다’ 토론회에 참석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그러면서 그는 “화기애애했다 아니다라는 것을 언론에 이야기하는 것에 저는 불만이 있다. (우리가)진짜로 밥만 먹으려고 한 것은 아니지 않나. 적극적인 토론이나 이야기가 있어야 했는데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 대표가 홍철호 정무수석에게 윤 대통령과 독대를 거듭 요청한 것이 정당한 요구였다는 취지로 옹호한 것이다.

반면 친윤계에서는 이틀 연속 불평이 터져 나왔다. 전날 권성동, 김기현 의원 등은 한 대표의 독대 요청이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것을 질타했다. 한 대표가 대통령을 압박하기 위해 언론을 활용하고 있다고 의심한 것이다.

이어 이날에는 지난 8일 윤 대통령과 만찬을 한 윤상현 의원이 KBS ‘고성국의 전격시사’에 출연해 “저라면 문자를 넣어서 제가 뵙고 싶다라고 이야기할 것 같다.(대통령과 만님이)언론에 노출되는 건 절대 있을 수 없다”라면서 “독대 요청을 대통령실에 알리는 게 아니라 직접 전화나 문자를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가 불발된 것에 책임은 한 대표의 언론 플레이 탓이라고 꼬집은 것이다. 친윤계가 한 대표의 독대 요청 방식을 두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윤 대통령이 한 대표가 독대를 재요청한 것을 수용할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 보인다.

이에 친윤계는 한 대표가 대통령과 원활히 소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꼬집으며 리더십 흔들기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따라서 한 대표는 ‘리더십 리스크’를 돌파하기 위해 대통령과 독대가 시급한 현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이 독대 요청을 수용하도록 쌍특검법(채상병·김건희 여사) 이탈표로 압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서는 이탈표 카드를 활용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커 한 대표가 언론에 호소하는 것이 유력함과 동시에 유일한 해법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쌍특검법이 통과될 경우 윤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돼 보수가 공멸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는 이유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대통령의 임기가 3년이 남아있다. 아무리 대통령이 인기가 없다고 하더라도 임명직 인선 또는 국정에 대한 주도권을 가지고 있기에 특검법으로 압박에 나서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라며 “실질적으로 윤 대통령을 압박할 방법은 여론밖에 없다. 그것이 한 대표의 장점이면서도 한계이다”라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미디어펜과 통화에서 “독대 요청 사실과 같은 것을 언론에 노출함으로써 ‘ 대통령이 여당과 소통을 하지 않고 있다. 나는 대통령으로부터 또 친윤계에게 억압받는 존재다’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보인다”면서 “친윤계의 압박이 심해질수록 한 대표도 언론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윤-한 독대 문제로 당분간 신경전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관련기사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