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지난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발생한 금융사고가 총 67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 2074억원에 육박하는데, 주로 횡령·배임·사기 등의 금융사고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금융사고가 다수 발생했는데 지난 8개월간 피해액만 1129억원에 달해 지난해 발생규모를 훌쩍 넘어섰다는 평가다. 금융당국의 주문으로 은행들이 자체 내부통제 계획을 수립 중인 가운데, 허울만 남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지난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발생한 금융사고가 총 67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 2074억원에 육박하는데, 주로 횡령·배임·사기 등의 금융사고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확보한 '5대 은행 금융사고 적발 및 처분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5대 은행에서만 총 67건의 횡령·배임·사기 등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연도별로 2022년 22건, 지난해 19건을 각각 기록했는데, 올해 8월 말 현재 벌써 26건이나 적발됐다.
해당 기간 금융사고 건수를 누적기준으로 살펴보면 5대 은행 중 하나은행이 16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국민은행과 농협은행이 각각 14건을 기록했고, 우리은행 13건, 신한은행 10건 순이었다.
올해의 경우 8월 말 현재 농협은행이 10건으로 가장 많았고, 국민은행 8건, 하나은행 4건, 우리은행 3건, 신한은행 1건 순이었다. 금융사고는 주로 횡령·업무상배임·사기 등이 많았다. 행원이 시재금이나 대출고객의 상환금을 편취하는 식으로 횡령을 일삼거나, 위조·허위서류 등을 기반으로 부당대출을 실행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이에 따른 사고액도 해를 거듭할수록 불어나는 모습이다. 해당 기간 5대 은행에서 적발된 67건의 금융사고로 발생한 금융사고 규모는 약 2074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약 895억원 이후 지난해 50억원까지 대폭 줄었지만 올 들어 8개월 만에 1129억원을 초과했다.
은행별로 보면 우리은행이 약 101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 2022년 4월 우리은행 직원이 인수·합병(M&A) 관련 계약금 예치 계좌에서 626억원을 횡령한 사건의 영향이 컸다. 이어 국민은행 약 645억원, 농협은행 약 296억원, 하나은행 약 101억원, 신한은행 약 16억원 순이었다.
올해는 순위가 역전됐다. 지난 8개월 간 금융사고 규모가 가장 컸던 곳은 국민은행으로 약 491억원에 달한다. 업무상배임 혐의가 크게 작용했는데, 국민은행 행원이 허위서류를 이용해 부당대출을 취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어 농협은행 약 292억원, 우리은행 약 270억원, 하나은행 약 76억원, 신한은행 3420만원 순이었다.
이처럼 은행권 임직원들의 비위 행위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어 다가오는 국정감사에서도 이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꽤 나올 전망이다. 아울러 당국도 이 같은 대규모 금융사고를 의식해 연임을 앞둔 시중은행장들을 상대로 목소리를 낼 지 주목된다.
한편 금융당국이 은행권 내부통제 강화를 주문하면서 은행들은 책무구조도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책무구조도는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임직원 직책별 내부통제와 위험관리에 대한 책임을 사전 명시하는 제도다. 내년 1월 본격 시행을 앞두고 당국은 제도 조기 정착을 위해 오는 11월 초부터 시범 운영에 나설 예정이다. 이를 위해 10월 말까지 금융사들에게 책무구조도 제출을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책무구조도를 가장 먼저 도입한 곳은 신한은행으로 지난 23일 본격 시범운영에 나섰다. 책무구조도와 별개로 △내부통제 매뉴얼 △책무구조 점검시스템 등을 도입했다. 국민은행도 책무구조도 제출에 앞서 해당 업무를 전담할 'KB책무관리실' 조직을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