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준희 기자]태영건설이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한 재감사 결과 ‘적정’ 의견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주식시장 매매거래 재개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태영건설 본사 사옥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준희 기자
27일 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외부감사인 삼정회계법인으로부터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한 재감사 결과 ‘적정’ 의견을 받았다.
앞서 태영건설은 지난 3월 실시된 감사에서 ‘의견거절’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의견거절 사유는 ‘계속기업 가정에 대한 불확실성’ 및 ‘주요 감사절차의 제약’이었다.
삼정회계법인은 “회사 제시 재무제표 계정과목에 대해 충분·적합한 감사증거를 압수하지 못했고 계속기업으로서 존속할지 여부도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당시 워크아웃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투자·대여 자금 중 손상 규모,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채무 중 부채 전환 금액 등이 PF 사업장 정리 과정에서 변동될 수 있는 점 등이 반영됐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자본총계가 –5617억 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에 따르면 재무제표에 대한 외부감사인 의견거절은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된다. 이에 따라 태영건설 주식거래도 정지됐다.
태영건설은 이의신청과 함께 상장폐지 사유 해소 방안을 포함한 개선계획서를 제출했고 내년 4월까지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이후 태영건설은 출자전환을 통한 자본확충을 비롯해 자회사 에코비트·여의도 사옥 매각 등을 진행하며 유동성을 확보해왔다.
태영건설은 기업개선계획에 따른 출자전환과 영구채 발행에 나선 결과 올해 상반기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했다.
또 지난달에는 태영그룹 지주사 TY홀딩스가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공동으로 보유하고 있는 에코비트 지분을 IMM컨소시엄에 전부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총 매각대금은 2조700억 원으로 최종 수령 금액은 채권자 및 발행회사 주주들과 정산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아울러 태영건설이 보유한 여의도 사옥을 비롯해 골프장 루나엑스CC, 광명 테이크호텔 등도 매각을 통한 자산유동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PF 사업장 정리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태영건설은 전날 최대 규모 PF 건설 사업장인 마곡 CP4 원그로브를 준공하며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외에 시행사에 출자한 지분은 매각 방식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일부 브릿지론 단계 부실 사업장은 청산하는 등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재무구조 개선 작업 결과 태영건설은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한 재감사에서 적정 의견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기업 상황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재무건전성 회복을 확인해 정상 기업으로 복귀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이번 적정 의견 감사보고서 제출로 계속기업으로서 존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해소됐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주식 거래 재개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태영건설은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대한 적정 의견과 함께 자본잠식 해소를 입증하는 감사보고서도 확보해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 한국거래소는 조만간 상장폐지실질심사위원회를 열어 주식 거래 적격 여부를 올해 안에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주식시장 거래가 재개되면 투자자는 물론 수주·영업활동에서 시장 신뢰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를 토대로 태영건설 경영 정상화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편 태영건설은 이날 공시를 통해 올해 반기 말 자산총계는 감사 전 3조3841억 원에서 6316억 원이 감소한 2조7525억 원, 부채총계는 감사 전 3조185억 원에서 6708억 원이 감소한 2조3478억 원, 자본총계는 감사 전 3656억 원에서 391억 원이 증가한 4047억 원이라고 밝혔다.
기존 자산손상에 해당되는 충당부채를 실제 자산계정 손상으로 대체하면서 자산과 부채가 동시에 감소했다. 60개 현장에서 자산충당부채가 지난해 말 당시와 비교해 줄었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