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국회 청문회 불출석이 결국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에 대한 단독 국정감사로 이어졌다.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가 전체회의를 열고 류희림 위원장 등 핵심 증인들을 불러 열려고 했던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청부 민원과 공익신고자 탄압 등의 진상규명 청문회'는 류 위원장을 비롯한 방심위 관계자들이 대거 불참해 파행됐다.
대신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방심위에 대한 국정감사 일정 변경의 건을 상정했다. 이에 여당은 반발하며 퇴장했지만 야당 만으로 표결해 찬성 11표, 기권 6표로 가결됐다. 이에 따라 방심위에 대한 국회 과방위의 국정감사는 오는 10월 21일 실시된다.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민희 위원장과 야당 위원들이 국정감사 증인출석 요구 변경의 건에 대해 찬성 표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원래 방심위에 대한 국정감사는 10월 7일 방송통신위원회·방송통신사무소·시청자미디어재단 등과 함께 진행할 예정이었다.
이날 최 위원장은 국정감사 일정 변경안을 상정하면서 "당초 오늘 회의 안건에는 없었지만 간사 협의에 따라 2024년도 국정감사계획서 변경의 건을 추가 상정하겠다"며 "별다른 사유 없이 류희림 증인을 비롯한 주요 증인들이 출석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 위원회는 방심위를 단독으로 독자적으로 날을 하루 잡기로 사전에 논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안이 상정되자 여당 소속 의원들은 즉각 반발했다. 과방위 여당 측 간사인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은 "그동안 과방위가 방심위, 방통위, MBC, 심지어 YTN, TBS까지 국정감사를 한 20일 하는 기간 동안 절반 이상을 방송 이슈가 차지하고 있다"며 "우리 중요한 과학기술 정책 또 과학기술 연구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53개 기관의 국정감사를 단 하루로 몰아쳤는데, 53개 기관장을 어디에다 한꺼번에 모실 거냐"고 비판했다.
하지만 야당 측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현 의원은 "방심위 직원들이 직접 얼굴을 공개하면서 공익제보자를 보호해 달라고 했지만, 정부에서 공익제보자를 보호하기는커녕 고발에 따른 압수수색이 무도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결국 오늘 방심위원장이 출석하지 않았다는 점이 이 국정감사 계획서를 변경하게 된 결정적인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여야의 과방위원들 간의 고성과 말싸움도 이어졌다.
국민의힘 이상휘 의원은 "기가 막힌다. 얘기 들어보니까 무슨 독립운동들 하시는 것 같다"며 "이 사안에 대해서 분명히 불법이냐 합법이냐 죄가 있냐 없냐는 경찰 수사로 밝혀질 것이다. 차분히 기다리면 되는데 왜 이렇게 조급하냐 죄졌냐"라고 비판했다.
또 같은 당 박정훈 의원도 "(민원인) 정보를 언론에 흘리고 거기에 야당이 어떻게 개입했는지 여부도 지금 의혹이 굉장히 많다"며 "그런데 그 불법 행위를 눈감고 수사하면 안 된다는 거냐. 그게 불법이라고 주장하는 민주당의 논거 자체를 이해할 수가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야당은 여당의 반발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류 위원장을 공격했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류희림 방심위원장의 친동생과 친처제, 친아들과 친조카와, 그 친동생이 관련된 기관의 사람들과 류희림 위원장이 거쳐 간 조직들, 경주엑스포, YTN 등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왜 열흘 남짓한 특정 기간에 그렇게 집중적으로 한 가지 사안을, 심지어 민원 신청서 문구까지 복붙해 가면서 민원 제기를 했는지, 그리고 그렇게 제기된 민원의 심의에 류 위원장이 왜 참여했는가 이것이 본질"이라고 맞받아쳤다.
당초 30일 '청부민원' 의혹 청문회는 류희림 위원장을 비롯해 김봉식 서울경찰청장, 유철환 국민권익위원장 등에게 출석 요구를 했지만 모두 불출석했다. 이에 따라 과방위는 10월 21일 단독으로 개최될 방심위 국정감사에 오늘 불출석한 증인들도 다시 증인으로 채택했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