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준희 기자]박승원 광명시장은 30일 "자치분권·지방분권을 강화하려면 주민자치를 활성화시켜야 한다"며 "주민들이 지역 안에서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 예산과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만 진정한 의미의 자치자치·지방분권 시대가 올 것"이라고 밝혔다.
박승원 광명시장이 30일 서울 영등포구 CCMM빌딩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미디어펜 창간 13주년 기념 '대한민국 지방분권정책포럼'에서 주제발표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박 시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CCMM빌딩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미디어펜 창간 13주년 기념 '대한민국 지방분권정책포럼'에서 '자치분권, 그리고 더 나은 미래'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서 이 같이 말했다.
박 시장이 이끄는 광명시는 자치분권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 2018년 9월 자치분권과를 신설한 데 이어 같은 해 11월 '제1회 500인 원탁토론회'를 개최하고 12월 광명시 민관협치 활성화를 위한 기본 조례를 제정했다. 2019년 6월에는 '제1회 우리 삶을 바꾸는 자치분권 포럼'을 개최하기도 했다. 2020년 4월에는 전 동을 주민자치회로 전환하고 주민총회를 실시했다.
박 시장은 "자치분권과 신설을 통해 제도적인 보완, 그리고 주민들이 자치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드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보는데 그러한 일들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광명시의 대표적인 사업으로 다른 시에서도 부러워 하는 것이 원탁토론회"라며 "주민들 스스로 시정, 정책 결정에 참여하고 평가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자치분권, 지방분권이 더 나은 민주주의, 더 나은 미래인지에 대한 확신과 믿음이 있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민주주의는 얼마만큼 그 절차와 과정을 충분하게 했느냐가 중요한 문제"라며 "지방에서 현장에 있는 주민자치회를 포함한 모든 조직들이 절차와 과정을 통해서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그들이 스스로 결정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해주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주민자치 성숙도를 시민참여 사다리(단계)로 표현한 '아른슈타인 주민참여 8단계 모형'을 소개했다. 1단계에서 8단계로 올라갈수록 시민참여 정도와 주민자치 성숙도가 높음을 뜻한다.
박 시장은 "실제로 진정한 민주주의 시민참여의 주민자치 시대를 열어나가는 것은 6단계부터"라며 "동반자 관계에서 서로 정보를 충분히 공유하고 이를 통해 찬성과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협의하고 의사결정하는 7단계를 거쳐 최종적으로 그들이 결정한 정책을 평가하는 시스템으로 가는 것이 시민 통제 사회의 경로"라고 했다.
박승원 광명시장과 광명시 관계자들이 30일 서울 영등포구 CCMM빌딩에서 열린 미디어펜 창간 13주년 '대한민국 지방분권정책포럼'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박 시장은 18년을 끌어왔던 차량기지 광명 이전도 백지화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그동안 광명에 전철이 들어온다고 홍보가 됐지만 사실은 시내 한복판에 8만5000평, 축구장 40개 크기 차량기지가 들어오는 것이었다"며 "주민들한테 이러한 정보들을 거짓 없이 전달했고, 주민들의 찬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백지화를 결정했다. 이러한 경로가 저는 진정한 자치분권 시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재정분권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국가 세수 결손 규모는 56조4000억 원에 이른다. 지방교부세 삭감으로 인해 부채가 발생하고 민생 경제가 악화하는 등 지방재정이 위기를 맞고 있다.
박 시장은 "정부가 재정분권을 교육, 문화, 환경, 복지 등 외교와 안전을 제외한 나머지 영역은 지방에서 할 수 있도록 권한을 주고 재정적으로 넘겨줘야 한다"며 "그래야 지방분권이 강화되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재정분권도 강화될 수 있는 것"이라고 바라봤다.
기관구성 다양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힘줘 말했다. 지방자치법 제4조(지방자치단체의 기관구성 형태의 특례)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의 의회와 집행기관에 관한 이 법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따로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선임방법을 포함한 지방자치단체의 기관구성 형태를 달리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로써는 '법률로 정하는 바'가 없어 실제로 지방자치단체 구성을 다르게 하는 것이 어려운 실정이다. 김영배 의원이 제안한 '지방자치단체의 기관구성 형태 변경에 관한 특별법안'은 지난 5월 임기만료로 인해 폐기된 상태다.
박 시장은 "유럽도 각 나라마다 기관 구성이 다 다른데 우리나라만 이렇게 획일적인 구성으로 가고 있다"며 "이를 벗어나려면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강원도, 수도권 등 각 지역 상황에 맞게 자치단체 구성을 다르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방의원들이 정책 역량을 갖고 의회가 단순히 집행부에서 예산 편성해준 것을 의결만 하는 것이 아닌, 자체적으로 역량을 갖고 시민과 함께 협의해서 정책을 집행할 수 있게끔 할 수 있도록 권한을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