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비트코인이 원화 기준 1억원을 다시 넘기면서 미국 대선 직전 기대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자본시장이 사실상 '도널드 트럼프 당선'을 기정사실로 보고 있는 상태에서 비트코인 역시 소위 '트럼프 트레이드' 수혜 자산으로 분류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우선 대선 결과를 누구도 확언할 수는 없다는 점, 타 자산 대비 변동성이 여전히 높은 편이라는 점에서 비중을 실은 투자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비트코인이 원화 기준 1억원을 다시 넘기면서 미국 대선 직전 기대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사진=미디어펜
31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이 개당 '1억원'을 넘기며 시장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미국 달러 기준으론 7만3000달러 안팎이지만 한국 원화 기준으로는 1억원이라는 심리적 저항선을 뚫어내며 추가상승 기대감을 자극하고 있다.
최근 가상자산업계의 한 가지 흐름은 비트코인이 '나홀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비트코인 개당 1억원을 넘겼던 지난 30일 새벽에도 이더리움을 위시한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들의 흐름은 상대적으로 잠잠했다. 이번 상승세가 가상자산시장 내에서도 비트코인의 존재감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비트코인 '개당 1억원' 탈환에는 여러 이유들이 겹쳐 있지만 그 중심에 있는 것은 역시 다음 주로 다가온 미국 대선이다. 시장은 이달 중순 이후부터 트럼프 당선시 수혜를 입을 종목들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트럼프 후보가 '비트코인 대통령'을 자처한 만큼 웬만한 수혜 주식보다도 비트코인이 강력한 상승세를 나타내는 모습이다. 주식시장에서 트럼프 트레이드가 두드러진 시점부터 비트코인도 개당 9000만원을 넘기는 등 본격적인 상승세에 시동을 걸었다.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지금부터'다. 비트코인의 경우 조각투자가 일반화된 만큼 평범한 소액 투자자들도 얼마든지 금액을 쪼개서 비트코인 투자에 나설 수 있지만, 문제는 과연 지금부터 비트코인 투자에 나서도 늦지 않을 것인지에 대한 우려다.
금주부터 시장이 트럼프 당선에 거의 확신에 가까운 믿음을 나타내고 있긴 하지만, 초박빙 양상으로 전개 중인 미 대선의 결과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이번 대선의 경우 개표 속도가 평소 대비 늦어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 만큼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큰 상황이다.
투자자들은 시장의 기대감이 극에 달해 있는 지금 상황이 비트코인에서 '승부'를 볼 타이밍인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Alternative)가 내놓는 '공포·탐욕 지수(Fear & Greed Index)'는 현재 '극단적 탐욕(Extreme Greed)' 단계인 77에 머무르며 시장의 분위기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지수는 CNN이 집계하는 주식시장의 공포·탐욕 지수를 뒤따라 만들어진 것인데, 통상 공포·탐욕 지수가 극단적 탐욕 영역에 가 있는 경우는 매수보다는 매도에 초점을 맞춰두는 것이 일반론이다.
가상자산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에 흥분해 있을 때에는 보다 장기적인 시선으로 바라 볼 필요가 있다"면서 "비트코인이 자산시장에서 이미 확실한 존재감을 획득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해 보이므로 부담되지 않는 금액을 분할매수 해두는 전략은 유효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