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요즘 시대는 한 분야에만 특화된 재능을 갖고 있기보다 다방면에서 재능을 발휘하는 멀티플레이어가 각광받는 시대다. 직업도 N잡을 갖는 시대. 차도 다르지 않다. 오프로드 모델이라고 해서 오프로드 주행 성능만 뛰어난 차는 소비자의 흥미를 유발하기 어렵다.
포드 브롱코는 1966년 출시돼 오랜 역사를 이어온 오프로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다. 세련된 디자인과 강력한 퍼포먼스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브롱코는 뛰어난 주행 성능과 편의성을 바탕으로 온로드와 오프로드 어디에서나 편안한 주행이 가능한 팔방미인이다.
포드 브롱코 2.3 정측면./사진=김연지 기자
21일 서울과 경기도 일대에서 브롱코 2.3 모델을 약 100km가량 시승했다. 시승코스는 가속감을 충분히 느껴볼 수 있는 직선주로, 구불구불한 와인딩 코스, 경사가 높은 언덕길과 노면이 고르지 못한 비포장도로 등 브롱코의 성능을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는 구간으로 구성했다.
이번에 시승한 포드 브롱코 2.3L 모델은 기존 2.7L 모델에 더불어 보다 폭넓은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지난 9월에 도입된 모델이다. 시승차는 CACTUS GRAY(칵투스 그레이) 색상으로 온전한 회색의 느낌이라기보다는 민트색이 가미된 세련된 느낌의 회색이다. 브롱코 특유의 디자인과 굉장히 잘 어우러져 차량을 한층 더 돋보이게 한다.
브롱코 특유의 아이코닉한 디자인은 시선을 잡아끌기에 충분하다. 대게 오프로드 차들이 투박하고 터프한 느낌을 강조하는 것과 달리 귀여움이 더해진 브롱코는 남녀 불문하고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 디자인이다.
포드 브롱코 2.3 정면 그릴 위 브롱코 레터링./사진=김연지 기자
포드 브롱코 2.3 후면부에 위치한 야생마 엠블럼./사진=김연지 기자
포드는 1세대 아이덴티티를 살려 레트로 감성을 충분히 반영하면서도 현대적으로 세련된 디자인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전면의 브롱코 레터링 그릴, 둥근 헤드램프, 정사각형에 가까운 차체 비율 등 1세대 브롱코 디자인의 고유한 아이덴티티를 담아냈다. 또 포드는 넓은 트랙, 높은 지상고, 짧은 전후면 돌출부, 견고한 프레임 등 오프로드 및 야외활동 주행에도 적합한 실용적인 디자인을 적용했다.
차를 정면에서 바라보면 귀여운 인상 때문인지 생각보다 차체가 커 보이지 않는다. 투박하게 각지지 않은 캐릭터 라인과 적당히 볼륨을 살려낸 펜더가 전체적으로 귀여운 느낌을 자아낸다.
전면부에서 단연 눈에 띄는 부분은 그릴 위에 위치한 브롱코 레터링이다. 다소 밋밋해 보일 수 있는 전면부에 레터링 포인트로 세련미를 살리고 차량의 정체성을 다시 한번 강조한 모습이다.
측면부를 보면 차체의 크기를 실감할 수 있다. BOXY(박시)한 측면부 실루엣은 시각적으로 차체가 더욱 커 보이게 한다. 정면의 귀여운 모습과 달리 측면부에서는 차량의 강인함과 웅장함을 느낄 수 있다.
포드 브롱코 2.3 실내 인테리어./사진=김연지 기자
포드 브롱코 2.3 공조버튼과 기어봉./사진=김연지 기자
곳곳에 숨겨진 이스터 에그를 찾는 재미도 있다. 포드는 자사의 헤리티지를 담은 재미있는 이스터 에그를 차량 곳곳에 숨겨놓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스터 에그는 비디오 게임, 영화, 책 등에 숨겨진 메시지나 기능을 의미하는 용어로 부활절에 숨겨진 달걀을 찾는 풍습에서 유래했다.
포드는 브롱코를 상징하는 야생마 엠블럼을 헤드램프, 휠 중앙부, 트렁크 조명, 기어봉 등 차량 곳곳에 배치했다. 야생마 엠블럼은 자유, 강인함, 모험심 등의 가치를 상징한다. 주유구 내부 상단에는 1966년 출시된 1세대 브롱코의 세 가지 버전의 브롱코 실루엣이 새겨져 있다.
실내 인테리어는 브롱코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면서도 디지털 요소를 추가해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조화로움을 느낄 수 있다. 직선 위주의 수평형 레이아웃은 차량의 와이드한 공간감을 강조하는 동시에 시원한 개방감을 선사한다.
포드 브롱코 2.3 천장을 개방한 모습./사진=김연지 기자
포드 브롱코 2.3 천장을 개방한 모습./사진=김연지 기자
포드 브롱코 2.3 천장을 개방한 모습./사진=김연지 기자
내장재를 입히지 않은 직선적인 뼈대 형태의 내부 디자인으로 와일드한 멋을 살리면서도 공간적이 실용성도 챙겼다. 아울러 캠핑이나 스포츠 등 취미 활동을 위한 넉넉히 적재 공간도 확보했다.
중심부에 자리 잡은 12인치 LCD 터치스크린과 스티어링휠 뒤에 위치한 속도계가는 직관적이고 깔끔한 모습이다. 공조, 음량 조절 등 자주 사용하는 기능들은 스크린 아래 물리버튼으로 배치해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게 했다.
창문 개폐 버튼과 사이드미러 각도 조절 버튼이 콘솔박스 정면에 새로로 배치돼 있는데 주행 중 사용하기에는 시선 이동이 커서 손의 감각만으로 조작해야 했다. 잘 보이지 않아도 창문 개폐 버튼은 크게 어려움이 없었지만 사이드 미러 버튼은 사이즈도 작고 조작에 조금 불편함이 있었다.
포드 브롱코 2.3 스티어링휠./사진=김연지 기자
포드 브롱코 2.3 조수석 앞 대시보드./사진=김연지 기자
기어봉 뒤에 위치한 다이얼을 통해 주행모드 변경이 가능하다. G.O.A.T. 모드 지형 관리 시스템과 다양한 지형에서 최적의 주행을 지원하는 6가지 주행 모드(노멀, 에코, 스포츠, 미끄럼길, 모랫길, 진흙/비포장길)가 있다.
예쁘기만 해서는 안 되는 것이 차다. 브롱코의 주행력을 감상하기 위해 운전석에 올랐다. 엑셀페발을 부드럽게 밟으니 무거운 차를 가볍게 움직여냈다. 초반 가속감이 시원하고 힘차다. 구불구불한 와인딩 코스에서는 스티어링휠을 거칠게 꺾어도 즉각적인 응답성을 보이며 안정적으로 주행이 가능했다.
노면이 고르지 못한 비포장도로에서는 예상했던 것보다도 더 노면 충격이나 소음을 잘 잡아줬다. 우려했던 것과 달리 풍절음도 거의 들리지 않았다. 다만 100km 정도의 속도에서는 풍절음 등 외부 소음 유입이 있었다. 주행 테스트를 위해 급가속과 급감속을 반복하는 등 정속주행을 하지 않은 것 치고는 나쁘지 않은 연비를 기록했다. 최종 주행 연비는 8.2km/L다. 공식 연비는 8.4km/L다.
포드 브롱코 2.3 트렁크 문을 연 모습./사진=김연지 기자
포드 브롱코 2.3. 적재 공간/사진=김연지 기자
포드 브롱코는 10단 자동 변속기가 탑재돼 뛰어난 응답성을 자랑한다. 2.3L엔진은 동급 4기통 가솔린 엔진 중 최고 수준인 최고출력 279마력과 최대토크44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2.7L V6 엔진은 최고출력 314마력과 55kg∙m의 최대토크를 자랑한다.
브롱코에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유지 시스템 기능이 적용돼 운전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또 차량 내부 스크린을 통해 차량 주변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360도 카메라,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 및 야간 주행에 도움을 주는 오토 하이빔 기능도 탑재돼 있다.
브롱코는 오프로더의 감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으면서도 온로드 주행 성능을 대폭 강화한 모델이다. 오프로더의 야성미를 품은 데일리카를 찾는다면 브롱코가 적합한 모델이다. 포드는 두 가지 트림을 제공하며 2.3 모델은 7400만 원, 2.7 모델은 8160만 원이다.
포드 브롱코 2.3 측후면./사진=김연지 기자
[미디어펜=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