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가전 구독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LG전자가 시장 잠재력이 높은 '기회의 땅' 인도로 사업을 확대한다. 최근 가전 구독에 발을 들인 삼성전자도 국내에서 입지를 다진 후 인도 시장을 주 무대로 겨냥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 LG전자 매장을 방문한 고객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사진=LG전자 제공
11일 업계에 따르면 가전 구독 개념을 최초로 선보인 LG전자는 정수기, 공기청정기와 같이 한정적이었던 기존 렌털과 달리 인덕션, 냉장고 등 중·대형 가전으로 구독 품목을 확대해 침체된 가전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중·대형 가전을 교체할 때 들어가는 초기 비용 부담을 낮춘 상품을 내놓은 것이 소비자에게 통한 것이다.
LG전자의 국내 구독 사업은 이미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다. LG전자의 가전 구독 매출은 상품 라인업을 소형 가전에서 대형 가전으로 확장한 2022년 이후 2년 만인 올해 누적 1조80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2분기 LG베스트샵 신규 고객 중 구독을 선택한 비중 역시 35%에 달한다.
LG전자는 구독사업의 해외 확장도 지속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나 대만, 태국에 이은 다음 무대로는 경제 성장률이 높은 인도가 꼽힌다. 인도 구독사업 진출의 시기는 내년이 될 예정이다. 구독 프로그램은 국내 방식을 그대로 옮겨가는 것이 아닌 인도 현지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설정하기로 했다. 판매 제품 역시 현지맞춤화 전략으로 개발한 제품이 주를 이룰 전망이다.
인도 뭄바이에 문을 연 체험형 플래그십 스토어 '삼성 BKC'/사진=삼성전자 제공
LG전자는 인도 실정에 맞는 제품 개발을 위해 현지 R&D(연구개발)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선 정수 성능을 높인 정수기나 전력 공급이 끊겨도 냉기를 유지하며 사용할 수 있는 냉장고 등을 개발한 바 있다.
이처럼 LG전자가 해외 진출 무대로 인도를 겨냥한 이유는 높은 경제 성장률 대비 낮은 가전 보급률에 있다. 최근 인도는 경제 활동을 하는 여성 인구가 늘면서 생활의 편의성을 높여주는 가전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 보급률을 매우 저조하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인도의 세탁기 보급률은 17%, 에어컨은 8%에 그친다. 그만큼 시장 잠재력이 높다는 뜻이다.
조주완 LG전자 대표도 지난 8월 투자자 포럼에서 "가전 구독은 이미 대세가 됐다"며 "회사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힌 만큼 인도에 이어 다른 나라의 진출 가능성도 열려있다.
이달들어 구독 사업에 본격 진출한 삼성전자 역시 국내에서 입지를 다진 후 인도 시장을 겨냥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 현지 고객들이 체험할 수 있는 매장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구독 사업의 진출도 점쳐진다.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인도 뉴델리와 콜카타, 찬디가르 등 700개가 넘는 매장을 구축한 데 이어 지난 1월엔 인도 뭄바이의 고급 상업지구에 약 221평의 대규모 플래그십 스토어 '삼성 BKC 스토어'를 열고 고객 접점을 지속 적으로 확대해나가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잠재력이 높은 인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7월 노이다 공장을 방문했을 당시 "인도는 가장 크고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며, 삼성에 엄청난 기회를 제공한다"고 언급하면서 인도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