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준 기자]부동산 대출규제가 아파트 매매가 상승을 멈추는 대신 전월세가를 상승시키는 것으로 분석된다.
매매를 위한 주담대가 이전보다 어려워지면서 실수요자들이 전월세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물 정보가 붙어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시작된 대출규제 효과가 본격화하면서 최근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4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2월 둘째 주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보다 0.03%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 주 전(-0.02%)보다 낙폭이 확대되며 매매가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서울은 0.02% 올랐으나 전주에 비하면 상승폭이 0.02%포인트 줄었다. 경기도는 변동이 없어 보합세를 보였고, 인천(-0.04%→-0.05%)은 낙폭을 키우면서 수도권 전체로 보면 보합을 나타냈다. 수도권 아파트값이 보합 전환한 것은 지난 5월 셋째 주 이후 30주 만이다.
반면 전월세가는 매매가와 달리 상승세를 유지했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는 전주보다 0.01% 올랐다. 다만 상승폭은 0.01% 축소됐다.
지역 별로는 서울(0.02%→0.01%), 수도권(0.03%→0.02%)도 상승폭이 축소됐으며 지방(0.01%→0.00%)은 보합 전환했다. 서울의 경우 신축과 학군지 등 선호지역 위주로 상승세가 지속돼 강남·서초가 나란히 0.07% 상승했다.
월세는 더 가파르게 올라 3대 시세조사 기관(한국부동산원, KB국민은행, 부동산R114)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3대 기관의 월세지수는 지난 10월말 기준 한국부동산원은 103.85, KB국민은행이 117.96, 부동산R114가 150.29를 나타냈다. 이는 각 기관이 지난 2015년부터 해당 데이터를 조사한 이래 모두 최고치에 해당한다.
부동산 시장이 대출 규제 이후 매매가는 하락세로 돌아선 반면 전월세가는 상승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대출규제로 매매를 위한 주택담보대출이 여의치 않자 실거주 수요가 전월세로 몰리면서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에도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대출규제로 매매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실수요자들이 전세와 월세로 이동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면서 "최소한 내년 초까지는 매수세 회복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