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맥킨지의 경고…한국경제, '골디락스 존'을 찾아야 한다

2015-10-14 06:47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 김흥기 교수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맥킨지(McKinsey)는 지난달 개최된 ‘맥킨지 코리아 포럼’에서 한국 경제를 균형 잡기 어려운 ‘느리게 가는 자전거’에 비유하며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진단을 내놨다. 또한, 한국 기업의 성장 모델은 저성장 국면에서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가치창출이 아니라 가치파괴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맥킨지는 2013년 ‘2차 한국보고서’를 통해 경고한 한국경제의 성장 동력 상실을 경고한 바 있으며 지난 달 진단은 이 보고서의 연장선에서 나온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업들의 국내 고용은 하락하였으나 고용을 흡수할 수 있는 서비스 부문은 대부분 저부가가치 산업 중심으로 한정돼 있다. 이 때문에 노동력의 약 1/3이 자영업에 속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OECD의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자영업 비율은 6.6%, 일본은 11.5%로 나타나 우리나라의 자영업 비율은 월등히 높은 편이다. 일례로 우리나라의 치킨집은 3만 6천 곳으로 전 세계 맥도날드 매장 수인 3만 5천개보다도 많다. 단순 수치만 비교해도 우리나라에서 자영업을 하는 것은 미국에 비해 5배, 일본의 3배의 경쟁에 노출된다. 과도한 경쟁과 낮은 수익은 높은 폐업율로 이어져, 지난 10년간 자영업 생존율은 16.4%에 불과하다.

맥킨지는 이와 같이 왜곡된 노동시장과 저성장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성장모델로 대기업과 제조업 중심의 성장 방식에서 중소기업(벤처기업)과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고 제언한 바 있다. 필자가 지난 칼럼에서 언급했듯, 지식재산의 시대에는 지식과 지식재산이 부의 원천이 된다.

그러나 이제 중소기업 육성만이 정답이며 대기업의 시대는 지났다는 것으로 오해해서는 곤란하다. 지식재산의 시대에도 여전히 규모의 경제는 유효하며, 서비스와 최종 사용자(End User)사이에는 단말(Terminal)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기업과 제조업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대기업이 없어지고 그 자리를 중소기업이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기업이 다른 역할을 분담해 수행하는 것이다.

대기업이 존재해야 중소기업의 아이디어를 실현화 할 수 있다. 지식재산의 선두주자이자 강국인 미국의 경우를 보면 애플, 구글 등 지식재산 사업의 대표적인 회사들은 세계적 규모의 대기업이다. 아이폰으로 유명한 애플의 시가총액이 전 세계 1위이며 2위는 구글이다. 지식재산 사업을 대표하는 IT업계가 나란히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 개인·집단·기업과 국가의 생존번영발전이 가치창출에 있음을 깨닫고, 국민 모두가 창조적 연결을 통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사진=연합뉴스TV 캡쳐

이들은 활발한 M&A를 통해 변화를 주도하며 시장을 선도한다. 애플은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를 아이폰에 장착하기 위해 2010년 4월 ‘시리(Siri)사’를 인수하였고, 현재 같은 이름으로 음성인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글의 경우 ‘구글노믹스’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다양한 분야에 많은 M&A를 진행해왔다.

반면 우리나라는 대기업의 중소기업 인수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하며, 대기업 또한 혁신 기술을 정당한 대가 지불 없이 확보하고자 하는 사례가 있었다. 이를 반증하듯, 국내 벤처 투자수익 중 M&A에서 발생하는 비율은 7.4%에 불과하다. 미국은 71%로 벤처기업의 최대 성과는 곧 성공적인 M&A로 인한 수익이다.

대기업 아니면 중소기업식의 이분법적 사고는 모든 것이 융합되는 융복합시대에 뒤쳐진 발상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균형 잡힌 골디락스 존(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애플과 구글의 사례에서 보듯 대기업은 효율에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중소기업(벤처기업)은 혁신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각자 강점을 살려 창조적 연결을 통해 시너지를 내야 한다. 이를 위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투트랙 전략이 활성화 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왜곡된 노동시장의 가장 큰 피해자인 개인 역시 창조적 연결을 통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이제는 1인 기업의 시대이다. 여기서 1인 기업이란 기존의 자영업을 의미하지 않는다. 자영업은 승부가 정해진 제로섬(Zero-sum) 게임이다.

중소기업이 대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더 큰 가치를 창출했듯 개인도 그와 같이 할 수 있다. 실제로 구글이 인수한 많은 기업들은 1인 창업기업이었다. 개인·집단·기업과 국가의 생존번영발전이 가치창출에 있음을 깨닫고, 국민 모두가 창조적 연결을 통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김흥기 모스크바 국립대 초빙교수· ‘태클’ 저자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