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세 쿼터 활용 생산량 80% 수출…국내 부품업계 동반성장 견인
[미디어펜=김태우 기자]기아자동차가 멕시코 신시장 개척과 미주 지역 공략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다.

기아차는 중국, 유럽, 미국에 이어 멕시코에 4번째 국외 공장을 완공함으로써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신흥 거점으로 주목받는 멕시코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 기아차 멕시코 공장./기아자동차


기아차는 멕시코 공장을 북미와 중남미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적 교두보로 활용할 계획이다.

■글로벌 車업계, 앞다퉈 멕시코 진출…생산·수출 거점으로 급부상 
2015년 기준 판매량이 135만대로 중남미 2위를 차지하는 멕시코는 2020년에 판매량이 175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내수시장은 2010년 이후 연평균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135만대가 판매돼 브라질에 이어 중남미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세계 6위의 자동차 부품 제조국인 멕시코의 연간 생산량은 340만대 수준으로 세계 7위이자 중남미 1위다.

현재 멕시코에서는 GM과 르노-닛산 각 3개, 포드와 FCA 각 2개 등 20여 개 완성차 공장이 가동되거나 건설 중이며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만도 약 2천 곳에 달한다.

이처럼 멕시코가 글로벌 자동차산업 내 신흥 거점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낮은 인건비와 높은 노동 생산성 등에 기인한다.

멕시코자동차협회(AMIA)에 따르면 멕시코 자동차공장 근로자 일평균 임금은 약 40달러로 미국의 20∼30%에 불과하며, 시간당 임금은 3.3달러로 중국 4.2달러보다 낮은 수준이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전 세계 49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 등으로 글로벌시장 접근성도 매우 뛰어나다.

장기 시장 전망도 매우 밝다. 2020년에는 생산 497만대, 내수 175만대로 예상돼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은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아차 멕시코 신시장 개척… 2020년 시장점유율 5% 달성 목표 
기아차는 그간 20%에 달하는 고관세 무역장벽에 가로막혀 '기회의 땅' 멕시코 시장에 진출하지 못했다.

반면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과 경쟁 중인 일본, 미국, 유럽 업체들은 멕시코와 북미 간 무관세 협정인 NAFTA와 멕시코가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주요국과 체결한 FTA의 이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멕시코에 공장을 건설했다.

그 결과는 2015년 말 현재 일본 43%, 미국 33%, 유럽 20%라는 멕시코 시장점유율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기아차는 멕시코 공장 완공을 계기로 현지 생산 물량은 물론 현지 생산량의 최대 10%에 달하는 국내수출 물량도 무관세 혜택을 받게 돼 멕시코에서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

기아차는 지난해 3월부터 멕시코로 선적을 시작하고 같은 해 7월부터 현지 판매를 개시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월에는 5510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3.7배로 성장했다. 올해 8월까지 누적 3만4천708대를 판매해 점유율 3.5%, 업체별 순위 8위로 올라섰다.

기아차는 올해 멕시코 시장에서 5만5000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3.5%를 달성할 계획이다. 오는 2020년에는 10만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5%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기아차는 제품, 마케팅, 서비스 등 철저한 현지화로 승부수를 띄운다는 전략을 세웠다. 안정적인 판매 체제 구축, 고가 스포츠유틸리티(SUV) 중심 마케팅 강화, 브랜드 광고, 차별화된 할부금융 프로그램, 현지화된 프라이드 후속 모델(현지명 리오) 추가 투입 등을 통해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현재 구축된 총 73개의 전국적 딜러망을 오는 2020년까지 100개 이상으로 늘릴 방침이다.

■미주 시장 공략 교두보…멕시코 공장 생산량 80% 수출 
멕시코 공장은 북미와 중남미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적 교두보로 활용된다. 멕시코는 전 세계 49개국과 FTA 네트워크 등 최적의 자동차 수출 전략기지 조건을 구비하고 있다.

중남미 자동차 시장은 올해를 저점으로 매년 꾸준히 성장해, 2020년에는 606만대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중남미 자동차 시장의 부진에도 기아차는 상반기에 9만2000대를 판매해 지난해 7만1000대에 견줘 30% 가까이 성장했다.

기아차는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 지역 공략 속도를 높이는 한편 세계 자동차시장의 최대 격전지인 북미의 수요 변화에도 안정적으로 대처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글로벌시장 접근성이 뛰어난 멕시코 공장의 입지를 살려 생산량의 20%는 멕시코 현지에서 판매하고 나머지 80%는 미주 지역을 중심으로 전 세계 80여 개 국가에 수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현지 맞춤형 제품을 출시하고 시장 특성을 고려한 판촉과 마케팅 등 현지화 전략으로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게 기아차의 복안이다. 전략 차종의 판촉 강화, 현지 특화 사양 다양화, 시승행사 등 체험 마케팅 확대, 400여 개 딜러망 최적화 등에 집중하기로 했다.

■글로벌 시장 상황 유연·신속 대응 가능…국내 부품업계 동반성장 견인 
기아차는 멕시코 공장 설립을 통해 브렉시트, 저유가 지속 등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환율 변동성 심화, 자국산업 보호를 위한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갈수록 커지는 거시경제 불안 요인들에도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기아차는 연산 40만대 규모의 멕시코 공장 완공으로 국내 160만대와 해외 196만대 등 총 356만대의 글로벌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 기존 49% 수준이던 국외생산 비중이 55%로 높아짐에 따라 글로벌 시장 상황에 더욱 유연하고 신속히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차 멕시코 공장은 국내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차는 공장을 건설하면서 프레스, 용접 로봇, 운반·검사 장비 등 공장 설비 대부분을 국내수출로 충당했다. 멕시코 공장이 본격적인 궤도에 접어들면 생산량 증가에 따라 국내에서 생산한 부품의 수출도 늘어난다.

기아차 상생협력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현지에 동반 진출한 부품 협력사들도 국외 공장 건설로 높아진 대외 인지도를 바탕으로 주요 글로벌 업체에 대한 판로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차 관계자는 "공장 건설에 따른 투자 확대와 고용 창출 등 다양한 형태의 지역 사회 공헌은 현지 고객들에게 기아차의 브랜드 이미지와 신뢰도를 높여 현지 생산 차량은 물론 수출차의 판매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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