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필드 하남' 성공 이은 슈퍼마켓 사업 일원화…각종 전문매장에 편의점까지 활발
[미디어펜=김정우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총괄하는 이마트가 신사업에 숨 돌릴 새 없는 가속도를 내고 있다. 자체 식품 브랜드(PB) ‘피코크’와 각종 전문매장을 안착시킨 데 이어 신규 사업 확장과 경영체제 정비까지 여념이 없다.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우선 이마트는 지난 28일 경영이사회를 열고 신세계백화점이 운영하는 ‘SSG 푸드마켓(청담·목동·마린시티)’과 ‘스타슈퍼’ 도곡점을 신세계에서 이마트로의 양도를 의결한데 이어 31일 이와 관련한 계약을 완료했다. 양수도 금액은 1297억원으로 자산, 상품, 인력 등 모든 자원을 이마트가 일괄 양수하는 영업양수도 방식이다.
 
신세계 그룹은 이번 계약을 통해 그룹 내 프리미엄 슈퍼 사업을 이마트로 일원화 해 경영효율화와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 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이마트의 구매력에 기반한 상품 원가개선, 직매입 강화, PL 상품 개발, 글로벌 직소싱을 통해 프리미엄 상품·가격 경쟁력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스타슈퍼’, ‘SSG 푸드마켓’, ‘PK마켓’ 등 브랜드를 통합하고 상품, 매입구조, 가격 등의 브랜드 방향성을 확정한 후 매출 활성화, 효율성 극대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이갑수 이마트 대표는 “그 동안 이마트가 쌓은 식품 분야 노하우와 경쟁력을 총 동원해 국내를 넘어 세계 최고 수준의 프리미엄 슈퍼마켓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괄목할 만한 시장 호응을 이끌고 있는 PK마켓 등의 브랜드를 본격적으로 키우겠다는 의지에 따른 것이다.

지난달 개장한 교외형 대형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에 첫 선을 보인 PK마켓(3300㎡)은 유사한 규모의 이마트 매장보다 많은 고객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PK마켓을 2회 이상 재방문하는 고객도 전체 내점 고객의 30%를 차지했다.

이에 이마트 관계자는 “고객들이 직접 먹어보고 조리해볼 수 있는 체험적 요소와 PK마켓에서만 볼 수 있는 수입 가공식품 매장 등 차별화 요소가 성공을 견인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단골 고객 형성을 통해 지속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마트는 슈퍼 외에도 다양한 매장·브랜드를 공격적으로 선보여 왔다. 지난해 6월 문을 연 ‘이마트타운’은 올해 6월까지 1년 간 약 435만명의 고객을 이끌고 매출액 2535억원을 달성했다.

이마트타운을 통해 처음 선보인 전자기기 전문매장 ‘일렉트로마트’도 남성 고객층의 좋은 호응을 이끌며 올해 정용진 부회장의 최고 성과로 꼽히는 스타필드 하남을 비롯, 10개 매장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마트는 지난 26일, 28일 각각 왕십리점, 역삼점 내에 자체 화장품 브랜드 ‘센텐스’ 매장 3, 4호점을 개점하며 본격적인 확장에 나섰다.

이마트에 따르면 1호점인 죽전점 개점 3개월 만인 이달 말 기준 센텐스 누적 매출은 약 1억6000원으로 매출 목표를 150% 초과 달성했다. 센텐스 2호점은 스타필드 하남에 입점했다. 이마트는 센텐스 역시 오는 12월 추가 상품 출시와 함께 연말까지 성수, 용산점 등을 추가해 총 10개의 매장으로 늘릴 계획이다.

최근에는 영국 월그린 부츠 얼라이언스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드럭스토어 ‘부츠’ 매장 국내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약사회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 밖에도 2013년 이마트가 인수한 편의점 위드미도 당시 87개 매장에서 올해 1500여개 매장까지 급증하며 세를 불리고 있다. 아직 수익은 내지 못하고 있지만 이마트 측은 2500~3000점 달성 시점에 손익분기점을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활발한 이마트의 움직임은 ‘브랜드 파워’를 기반으로 종합 유통기업으로 거듭나려는 정용진 부회장의 밑그림에 따른 것으로 평가된다.

스타필드 하남의 성공적 개장 후 최근 운영권을 확보한 삼성동 코엑스몰을 ‘스타필드 코엑스몰’로 명칭 변경하겠다는 것도 복합쇼핑몰 브랜드를 통합하려는 결정이며, 식품 브랜드 피코크를 활용한 ‘PK’, 온라인몰과 모바일 결제에 사용되는 ‘SSG’ 등도 브랜드 마케팅의 성공 사례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여기에 편의점 위드미 사업에 진출한 이유도 “모든 유통망을 보유하고 종합 유통 사업자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함”으로 전해졌다. 소비자에 가장 가까운 유통 채널까지 섭렵해 보유 브랜드를 활용할 수 있는 창구로 삼겠다는 포석이다. 실제로 초기 단계지만 위드미에서는 피코크 등 자체 브랜드 상품 판매를 하고 있다.

일련의 행보에 따라 재계 일각에서는 이마트를 이끄는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남매가 분리된 체계로 경쟁하고 있으며 정 부회장이 상대적으로 우세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는 두 사람이 각자 맡은 사업 지분만을 보유하고 책임경영에 돌입한 이후부터 부각된 견해다.

하지만 신세계그룹이 이 같은 공격적인 사업을 통해 확보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종합 유통 사업자’로 거듭날 가능성에 더 무게가 실린다. 향후 각 사업 실적 등에 따른 변수는 존재하겠지만, 현재의 사업 확장·브랜드 강화 행보가 이를 위한 초석이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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