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신진주 기자]'최순실 게이트' 여파가 재계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주요 그룹들이 연말 인사시즌임에도 불구하고 인사 및 조직개편에 손을 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르 및 K스포츠재단 출연·박근혜 대통령 독대·최순실 모녀 지원 등 각종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른 기업이 한 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청문회에 총수가 증인으로 채택된 기업도 다반사다.
조만간 진행될 예정인 국정조사 청문회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최태원 SK 회장·구본무 LG그룹 회장·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손경식 CJ그룹 등 주요 재벌 총수들이 증인으로 채택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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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청문회에 총수가 증인으로 채택된 기업도 다반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최태원 SK 회장·구본무 LG그룹 회장·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손경식 CJ그룹 등 주요 재벌 총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미디어펜 |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주요 기업들은 통상 11월 말에서 12월에 이뤄지는 정기인사를 연기하는 분위기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다음달 초로 예정된 정기인사를 연기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삼성그룹의 경우 매년 12월 첫째주에 사장단 인사, 그다음 주에 부사장 이하 임원 인사를 실시해왔다. 지난해에는 사장 승진 6명 등 15명이 사장단 인사 대상이었고, 2014년에는 11명, 그 이전 4년간은 16~18명 수준이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인사와 관련해서는 유동적이어서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순실 사태와 관련한 검찰 수사와 특검, 국정조사 때문에 전반적인 의사결정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그룹 안팎에서는 올해 정기인사가 다음달 말이나 내년으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우선 이재용 부회장은 다음달 6일 국정조사 증인으로 나서야 한다.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법무팀 등과 함께 청문회 준비에 여념이 없어 사장단과 임원인사를 챙길 시간적·정신적 여유가 없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 등기이사에 선임된 후 올 연말 인사에 대규모 변화가 예측됐다. 그동안 이재용 부회장이 보여준 ‘선택과 집중’, ‘실용주의’ 경영방식에 맞춰 조직슬림화가 대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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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최순실 사태와 관련한 검찰 수사와 곧 있을 특검 그리고 국정조사 때문에 전반적인 의사결정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합뉴스 |
그룹의 컨트롤 타워인 미래전략실 축소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이는 검토된 바 없으며 급격한 세대교체와 파격 발탁 인사는 힘들 전망이다. 또 이 부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거나 회장직으로 당장 승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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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외에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된 의혹을 받고 있는 기업들 역시 불확실성 속에서 정기인사에 대한 말을 아끼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매년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정기 인사를 발표해 왔다”며 “아직까지 확정된 바가 없어 이번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돼 일정이 변경되거나 규모가 확대·축소되는지는 알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반면 일부 그룹들은 일단 예정대로 정기인사 일정을 진행하기로 했다.
LG그룹 관계자는 "인사는 나와야 알겠지만 예년과 비슷하게 11월 말에서 12월 초에 진행하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인사지연 움직임은 없다”면서 “통상적인 일정(12월 중순 께)에 맞춰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과 KT그룹은 정기 인사와 관련해 "내부에서 특별한 언급은 없었다"며 말을 아꼈다.
CJ그룹 관계자는 “빠르면 10월에도 했고, 늦으면 그 다음해 초에도 했다”며 “그동안 시기가 명확하게 정해진 것이 없기 때문에 12월부터 내년 초 사이에 정기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신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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