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항복이냐 핵을 맞느냐"…북핵 실전 배치, 동북아 안보 환경·힘의 균형 완전히 바꾸는 태풍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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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영선 전 국회의원 |
한국이 지금까지 북한 핵 위협에 대해 지켜온 defense 전략은 “예의 주시” 전략이다. “예의 주시”라는 방어 무기는 효용성 제로이다. Deterrence 효과도 아예 없다. 북한이 핵 능력을 키워 우리를 위협하는 것을 눈을 떼지 않고 관찰만 하겠다는 것이다. 쓸모없는 전략이다.
북한이 핵능력을 키우는 궁극적인 목적은 펜타콘 지붕위로 핵 폭탄을 날려서 미국의 항복을 받아내자는 것이 아니라, 미국까지 갈수 도 있는 핵을 개발하여, 서울을 통째로, 날로 접수할 수 있는 협상을 미국과 둘이 하자는 협박을 하기 위해서 이다. 이춘근 박사 논문에서 말하듯이, 북한은 서울을 잿바다로 만들기 위해 핵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서울을 있는 그대로 접수하기 위해 핵무기를 개발해 오고 있는 것이다. 즉, 북한 핵 무기 개발은 서울과 싸우지 않고 서울을 접수하기 위한 대미 협상용으로 개발하고 있는 있는 것이다.
한국이 바보가 아닌 이상, 이런 일은 없을 것이고, “예의 주시” 한 후에 우리도 반격할 것이다 라는 주장은 북한 핵 실전에 배치가 동북아의 세력 구도를 어떻게 바꿀것인가에 대한 현실적인 감각없이 내 뱉는 무책임한 wishful-thinking의 발로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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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리 나쁜 평화라 해도 평화는 전쟁보다 낫다는 주장이 있다. 북한 핵무기가 우리의 안보 위상을 밑바닥에서 부터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상황에서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은 "핵을 가진 김정은 밑에서 사는 것이 김정은과 전쟁 벌려죽는 것 보다는 낫다"는 것을 의미한다./사진=연합뉴스 |
북한 핵 실전 배치는 동북아의 안보 환경뿐만 아니라, 힘의 균형까지도 완전히 바꾸는 태풍의 눈이 될 것이다. 중국은 한반도 평화 유지 최우선시 라는 전략을 앵무새처럼 되풀이 하면서, 북한 핵개발을 방기하고 있는 반면, 우리의 THAAD 도입에 대해서는 강경모드를 취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북한이 핵 탄두 실전 배치를 공식적으로 선언하고 나오면 핵이 없는 한국의 전략은 둘 중 하나가 될 수 밖에 없다. 미국에 예속되든지, 북한에 굴종하든지 이다.
와중에 트럼프 정부는 한국에 주한 미군 방위비 분담 증액 뿐만 아니라, 주한 미군 철수 운운 하면서, 한국에 대한 미국의 핵 우산을 거두어 들일 위협까지 보이고 있다. 동북아에서 한국을 포위한 모든 국가들, 미국, 중국, 러시아, 그리고 북한까지 가세한 핵 무기 보유는 한국으로 하여금 선택의 여지를 거의 남겨두지 않는다. 더 나아가, 미국이 북한 핵 문제와 남중국 문제에서 일본이 기대하는 수준 만큼의 적극적인 관여나 리더쉽을 보여주지 않으면, 이것은 일본으로 하여금 핵무장을 가능하게 하는 명분이 될 것이다.
일본 핵 무장은 일단 고삐를 풀면,빠른 시일내 중국의 핵 능력을 추월할 수 있다. 빠른 시일내 중국을 능가할 정도의 핵 개발 인력, 기술, 핵물질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일본 핵 무장에 가장 큰 피해를 볼 수 있는 국가가 중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이런 일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은 듯하다. 그렇지 않다면, 북한핵을 방기해 두고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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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우리가 당면한 상황은, 국제 정치학자 한스 모르겐소우 교수가 말한 “핵무장한 국가와 핵무장하지 않은 국가가 싸울 경우, 핵을 갖지 않은 국가는 핵을 가진 국가에게 핵으로 맞아 죽든지, 아니면, 무조건 항복하든지, 둘 중 하나의 선택뿐이다.”라는 것을 정확히 인지하는 것이다./사진=연합뉴스 |
서균렬 박사님의 ‘한-일 공동 핵 개발’은 용어 자체가 상당히 충격적이다. 한-일간의 감정적인 거부감이나, 북한 핵 개발이 동북아의 힘의 균형을 가져올 시한 폭탄이하는 현실 인식이 약한 현 시점에서는 그 용어 자체의 예민성이 기술적인 필요성을 앞지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좀 더 냉혹하고 분석적으로 본다면, 북한 핵 위협을 막고,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억지하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이런 대안을 모색하지 않는다고 해서, 북한이 핵 개발을 멈출 가능성이나, 트럼프 정부에서 미국의 핵 우산이 더 크게 펼쳐질 가능성, 나아가 중국의 대한반도 영향력 확대 시도가 줄어들 가능성은 거의 없다. 더 나아가서, 중국이 앞장서서 북한의 핵 폐기를 주도해줄 가능성은 더욱 희박하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평화주의자라고 일컫는 사람들은 “아무리 나쁜 평화라 해도, 평화는 전쟁보다는 낫다”라고 주장한다. 북한 핵무기가 우리의 안보 위상을 밑바닥에서 부터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상황에서도,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은 핵을 가진 김정은 밑에서 사는 것이, 김정은과 전쟁 벌려죽는 것 보다는 낫다는 뜻을 의미하는 것일까?
린치 하오 교수님의 ‘대만의 핵무기 배치는 핵확산 도미노의 마지막 부분이다.’라는 말은 중국이 북한 핵을 계속 방기해 두면, 그로 말미암아 대만은 자국의 의지와는 별개로 불가피하게 핵을 갖게 될 것이고, 내키지 않지만, 자신의 안보를 위해 일본과의 동맹이 더 나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는 처지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대만의 핵 보유는 동북아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동남아 지역까지의 핵 확산의 씨앗까지도 될 것이라는 말은, 지금 이 시점에서라도 중국이 앞장서서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해 줌으로써 아시아 전역의 핵 확산의 고리를 중국이 끊어달라는 간곡한 바람인 동시에. 결국 북한 핵무기 방기의 부메랑은 중국으로 되돌아간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던져주고 있다.
결론적으로 현재 우리가 당면한 상황은, 국제 정치학자 한스 모르겐소우 교수가 말한 “핵무장한 국가와 핵무장하지 않은 국가가 싸울 경우, 핵을 갖지 않은 국가는 핵을 가진 국가에게 핵으로 맞아 죽든지, 아니면, 무조건 항복하든지, 둘 중 하나의 선택뿐이다.”라는 것을 정확히 인지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안보전략을 선택하는 시발점이기 때문이다. /송영선 전 국회의원, 경남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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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핵 실전 배치는 동북아의 안보 환경뿐만 아니라, 힘의 균형까지도 완전히 바꾸는 태풍의 눈이 될 것이다. 중국은 한반도 평화 유지 최우선시 라는 전략을 앵무새처럼 되풀이 하면서, 북한 핵개발을 방기하고 있는 반면, 우리의 THAAD 도입에 대해서는 강경모드를 취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이 글은 바른사회시민회의가 2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제1회 북핵포럼 ‘중·북 핵공모와 아시아 안보질서의 미래’에서 송영선 경남대 석좌교수가 발표한 발제문 전문입니다.)
[송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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