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2017년 내수시장을 공략하는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눈치싸움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고전을 면치 못했던 완성차 업체들이 연초부터 신차를 통한 판매 확대에 본격 나선다. 정유년에 선보일 신차들은 경차부터 소형 SUV, 준중형·중형 세단은 물론 전기차(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등 친환경 모델에 이르기까지 한층 다양해졌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자동차 내수시장 규모가 176만대로 2년 연속 역성장이 전망되며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 자동차시장의 생존 경쟁은 한층 가열이 예상된다.
올해 국내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현대·기아자동차는 맞춤형 신차로 반등에 나선다. 올 1~11월 누적 기준 현대·기아차의 내수 점유율은 65.4%(현대차 35.8%, 기아차 29.6%)다. 전년동기 대비 2.7%P 떨어지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신차경쟁의 포문은 기아차가 연다. 17일 출시가 예정된 신형 모닝은 6년 만에 선보이는 3세대 풀체인지 모델이다. 모닝은 경차 배기량 기준이 1000cc로 개편된 2008년부터 2015년까지 한 번도 경차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다만 올 11월 누적 기준 판매량은 스파크에 4000대 가량 뒤지고 있어 9년 만에 선두를 내주게 될 가능성이 크다. 기아차는 차체를 키우고 내·외장 디자인을 대폭 변경한 신형 모닝을 통해 경차 시장에서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기아차의 고성능 스포츠세단 'CK(프로젝트명)'도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데뷔 무대를 갖는다. 최근 제로백 5.1초를 기록한 영상이 공개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차명은 GT로 소개되고 있지만 'K8'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상반기 국내 출시될 예정이다. 소형차 신형 프라이드도 5년 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을 거쳐 하반기 선보일 예정이다.
|
|
|
▲ 제네시스 G70 콘셉트 이미지/ 제네시스 |
현대차는 쌍용자동차 티볼리가 독주하고 있는 소형SUV 시장에 진출한다. 프로젝트명 'OS'로 개발 중인 현대차의 소형SUV는 투톤 루프컬러의 디자인과 사륜구동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상반기 출시될 것으로 관측된다. 티볼리를 비롯해 한국지엠 트랙스, 르노삼성자동차 QM3, 기아차 니로 등이 경쟁을 벌이며 판도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3월 디자인과 파워트레인을 향상시킨 LF소나타 페이스리프트 모델도 출시한다. 기존 헥사고날 그릴에서 캐스케이딩 그릴로 변경하고, 그랜저IG에 처음 탑재된 안전사양 패키지 '현대 스마트 센스'도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G70'을 출격시킨다. 제네시스 브랜드 중 가장 작은 차급으로 선보이는 G70는 사실상 브랜드 첫 독자 모델로 내년 3월 서울국제모텨쇼에 첫 공개 후 내년 3분기경 출시될 예정이다. 후륜과 4륜이 모두 적용되고 8단 변속기가 맞물린다. BMW 3시리즈와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등과 경쟁하게 된다.
이밖에 현대·기아차는 내년 상반기 '그랜저 하이브리드'와 '아이오닉 PHEV', '니로 PHEV' 등 친환경차도 선보인다.
한국지엠과 르노삼성, 쌍용차는 올해 거둔 성과를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이어간다는 복안이다. 이들 3사는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신장세가 주춤한 틈을 타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로 판매량과 점유율을 크게 늘렸다.
한국지엠은 내년 첫 신차로 선보이는 '신형 크루즈'로 국내 준중형세단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다. 올해 중형세단 차급에서 인기몰이를 했던 올 뉴 말리부의 기세를 내년 신형 크루즈로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신형 크루즈는 2008년 GM대우 시절 라세티 프리미어 이후 9년 만에 풀체인지 된 3세대 모델이다.
|
|
|
▲ 한국지엠 쉐보레 신형 크루즈/ 쉐보레 |
이미 올해 3월 미국 시장에 선보인 신형 크루즈는 월 2만대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기존 모델보다 디자인, 크기, 주행성능, 품질 등이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반떼AD의 독주가 이어지는 준중형세단 시장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신형 크루즈는 다음달 17일 국내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며 2월 초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간다.
또 볼트EV도 상반기 내 국내 시장에 투입, 친환경차시장 공략도 강화한다. 볼트EV는 최근 환경부로부터 383.17㎞의 1회 충전 주행거리를 인증받았다.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191㎞)보다 주행거리가 2배 이상 길다.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인 2세대 볼트도 상반기 중 일반 판매에 돌입한다. 2세대 볼트는 1회 충전과 주유로 최대 676km의 주행할 수 있다. 순수 전기 배터리로만 80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현재는 카셰어링과 렌터카업체를 통해서만 만나볼 수 있다.
르노삼성은 상반기 중 소형 해치백 '클리오'를 수입해 내놓는다. 클리오는 1990년 출시 이후 유럽 시장에서 연간 30만대 이상 판매고를 올린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의 판매도 상반기 중 시작한다.
한번 충전으로 100㎞까지 주행할 수 있고 최고 속도는 시속 80㎞다. 가정용 220V전원을 이용하면 돼 별도의 충전기가 필요 없다. 특히 트위지 카고(1인용)는 비즈니스에 적합한 모델로 최대 180ℓ, 75kg까지 적재가 가능하다.
|
|
|
▲ 쌍용자동차 Y400콘셉트 LIV-2렌더링 이미지/ 쌍용자동차 |
'매년 한 대 이상의 신차를 내놓겠다'고 공언한 쌍용차는 플래그십 대형SUV 'Y400'을 내년 3월 서울모터쇼에서 공개한 후 상반기 내 시장에 투입할 예정이다. 렉스턴 W보다 한 체급 위 모델로 기아차 모하비, 현대차 맥스크루즈 등과 시장에서 경쟁한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이 해당차급의 주력차종이 판매포화상태가 되며 새로운 돌파구를 위해 신차를 투입해 이미지 변신을 노리고 있다"며 "즉 신차효과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