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담한 표정으로 변호사 1명과 함께 출두
내외신 취재진·시민단체 대거 몰려 관심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오전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이날 오전 9시 28분께 검정색 체어맨을 타고 서울 대치동 특검 빌딩 주차장에 도착한 이 부회장은 “이번일로 저희가 좋은 모습을 못 보여드린 점 국민들께 정말 송구스럽고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최순실씨 일가 부당 지원의혹’ 등 다른 질문에 답을 피한 이 부회장은 1분여 남짓 포토라인에 섰고, 곧바로 특검 사무실로 향했다.

이 부회장은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받는 것은 9년만이다. 그는 전무시절이던 지난 2008년 2월28일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 발행 사건 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을 수사한 특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이 부회장의 이번 출두가 국민적 관심사였던 만큼 특검 빌딩 주변에는 이른 아침부터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내외신 등 200명 이상의 취재진이 출두 1시간 30분여 전부터 빌딩 주차자장을 가득 메웠다. 이는 지난 9일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차창(사장)이 출두 했을 때 보다 2배 이상 많은 인원이다. 경찰도 특검 빌딩 곳곳에 병력을 배치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이 자리에는 삼성 미래전략실 임원급 직원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긴장된 표정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이 부회장을 기다렸다.

특검 주변에는 정의당 서울시지회,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회 비정규직지회, 활빈단 등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뇌물죄 재벌도 공범이다’ ‘삼성전자 三馬(삼마) 전자로 개명하라’ 등의 문구를 들고 구호를 외쳤다.

   
▲ 시민단체 회원들이 12일 서울 대치동 특검 빌딩 주변에서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미디어펜


취재진이 둘러싼 포토라인은 오전 9시15분 쯤 이 부회장이 삼성 서초사옥을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긴장이 고됐다. 서초 사옥과 대치동 특검 빌딩은 자동차로 10여분 거리다.

이 부회장은 당초 예정됐언 오전 9시30분보다 2분여 빨리 특검에 도착했다. 이 부회장이 검정색 세단에서 문을 열고 모습을 드러내자 사방에서 카메라 플래시 세례가 쏟아졌다. 방송 카메라도 이 부회장을 동선을 분주하게 쫓았다. 이 부회장 뒤편에서는 시민단체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국민연금 강탈 이재용 즉각 구속하라”를 외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담담한 표정으로 포토라인을 지나갔다. “국민께 죄송하다”는 말을 남긴 이 부회장은 검찰 출신의 법무법인 태평양 소속 변호사 1명과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한편, 특검은 삼성의 최씨 지원을 두고 박근혜 대통령과 삼성 간 '뒷거래' 의혹에 이 부회장이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씨의 존재를 언제 알게 됐는지 여부와 최씨 일가 지원 결정에 이 부회장이 관여했는지 등이 조사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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