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영화 스틸컷/ 예고화면캡처
[미디어펜=정재영 기자]'그것이 알고 싶다' 등을 통해 여러 차례 대중들에게 소개돼 공분을 샀던 '전북 익산 약촌 오거리 사건'이 영화로 재탄생했다. 영화 재심’(감독 김태윤)은 대중들에게 익숙한 소재를 차용했음에도 시사회 직후 호평세례를 받기도 했다. 영화가 사실만큼이나 깊은 분노와 감동을 줬던 데에는 주연을 받쳐주며 자신의 자리에서 영화를 빛냈던 조연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영화는 2000년 발생한 약촌 오거리 택시기사 피살사건을 소재로 살인 사건의 목격자가 살인범으로 지목되고, 벼랑 끝에 몰린 변호사와 살인 누명을 쓴 채 10년을 감옥에서 보낸 남자가 진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그린 현재진행형 휴먼드라마다. 

'재심'은 인생을 짓밟힌 소년 현우를 연기한 강하늘과 속물 변호사 준영을 연기한 정우의 완벽한 호흡으로 당시 사건을 그대로 재현해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했다. 

그러나 이 영화가 더 돋보이기 위해서는 조연들의 활약이 필요했다. 두 주연배우의 연기 열정과 더불어 김해숙-이동휘-이경영-한재영으로 이어지는 화려한 조연들의 라인업이 시너지를 발휘했다. 단 한 명의 배우도 부족한 부분 없이 연기 에너지를 발산하며 극을 가득 채웠다 

김해숙은 이번 작품에서 아들 현우를 10년 동안 잃어야만 했던 억울한 엄마 순임을 연기했다. 시각장애인이지만 서해에서 갯벌 일을 하며 억척스럽게 아들을 이끌어가는 순임은 현우에 대한 애절한 모정으로 관객들의 울분을 이끌어낸다 

김해숙과 더불어 완벽한 연기력으로 존재감을 입증한 이경영은 준영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로펌 대표 구필호 역을 맡았다. 묵직한 연기력을 뽐내며 그는 카리스마 있는 모습으로 극의 무게감을 지켜냈다. 충무로의 대표 배우인 이경영이 이번에도 흥행을 성공의 키맨이 될지 기대가 모아진다. 

준영의 원수원 동기 창환 역을 맡아 대한민국 젊은 세대의 현주소를 보여준 이동휘 역시 신스틸러로 맹활약하며 '재심'에서 빠질 수 없는 연기를 보여줬다. 그간 코믹한 이미지를 벗어 던진 그는 냉철하고 지적인 모습과 더불어 끈끈한 의리를 표현하며 감동의 한 축을 담당했다. 

이렇게 세 사람이 감동을 책임지는 동안 현우에게 살인범 누명을 씌운 형사 백철기를 연기한 한재영은 사실감 넘치는 악역 연기로 관객들의 공분을 이끌어냈다. 극중 현우에게 거친 폭력을 선사하며 거짓 자백을 받아내는 모습을 통해 정의로워야 할 공권력이 정의를 잃어버린 현실을 담아낸다 

이렇듯 현우와 준영. 두 주인공을 둘러싼 크고 작은 조연들의 연기가 '재심'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며, 우리가 지녀야 할 희망이라는 감정을 부각시켜준다. 감동과 분노, 이 사이에서 관객들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인물들을 통해 인간적인 감정이 얼마나 큰 힘을 가지고 있는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재심은 오는 1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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