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과의 시장영향력·업종상황 달라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추가지원 결정에 대해 재차 사과하고 경영 정상화 의지를 재천명했다. 시장과 여론의 비판이 불가피한 가운데 향후 구조조정 성과에 대해서 보다 많은 갑론을박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와 금융당국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추가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정부와 채권단은 신규자금 2조 9000억원을 포함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구조조정 추가방안을 발표했다.

   
▲ 임종룡 금융위원장(사진 왼쪽)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추가지원 결정에 대해 재차 사과하고 경영 정상화 의지를 재천명했다. /사진=금융위원회


이날 추가지원 결정은 지난 2015년 10월 청와대 서별관 회의에서 대우조선에 대한 4조 2000억원 규모의 지원 방안이 발표되면서 “더 이상 지원은 없다”고 발표한 내용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2년이 채 지나지 않아 정반대의 입장이 나오면서 금융당국에 대한 다각도의 비판이 불가피해졌다. 정부와 채권단이 거액의 혈세를 재차 투입하면서까지 대우조선 회생에 얼마 전 파산한 한진해운과의 형평성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이와 같은 비판을 의식한 듯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개최된 백브리핑에서 임종룡 위원장은 대국민 사과 의사를 표명했다.

이날 임 위원장은 “책임져야 할 일이 있다면 피하지 않겠다”고 말하면서도 “12월부터 (추가 지원을) 준비했지만 그 단계에서 말할 수 없었다”며 이해를 구했다.

아울러 임 위원장은 “2015년 10월 지원을 결정할 당시 보수적인 전망을 했지만 (조선업) 업황이 너무 좋지 않아 결과적으로 낙관적인 전망이 돼 버렸다”면서 예측 실패 책임을 인정했다.

한진해운과의 형평성 논란 역시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현재 한진해운에 대해서는 법정관리를 결정한 금융당국이 대우조선에 대해서는 계속 지원을 하는 데 대해 여론의 비판이 많은 상황이다. 

임 위원장은 “(한진해운과 대우조선해양이 갖는) 영향력이 다르고 업종 경쟁력, 조선업과 해운업의 상황 등 두 회사 간 여러 가지 차이가 있다”며 대우조선 추가지원의 정당성을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대우조선과 관련해 불거진 대마불사(大馬不死) 논란은 이미 한진해운 때에도 거의 똑같은 구도로 반복됐던 것이기 때문에 ‘이중잣대’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임 위원장은 "(대우조선 문제를 차기 정부로 미루지 않는 게) 현 정부의 책임 있는 자세"라고 강조하면서 "다음 정부의 원활한 경제 운용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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