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라는 말은 더 이상 어색하지 않은 단어가 됐습니다. 현재 수백만 외국인들이 한반도에서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들에 대한 선입견과 차별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 3D 업종 노동력 부족이라는 고민을 안고 있습니다. 따라서 다문화를 통한 인구 유입 등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반감도 적지 않은 상황입니다. 미디어펜은 다문화 시대를 맞아 현실과 문제점, 그리고 해결방안을 모색해 다문화와 아름다운 동행을 하는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한 기획시리즈를 마련했습니다. <편집자주>
[미디어펜 연중기획-아름다운 동행] "더불어 사는 세상 함께 만들어요"
[MP기획'동행'-다문화⑤]"자녀 교육, 학교 현장서 이뤄져야"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다문화 학생수가 9만9000명에 달하고, 이 중 만 6세 이하 미취학 아동이 약 11만6000명으로 향후 다문화학생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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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부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우리나라 다문화 학생 수가 9만9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만 6세 이하 미취학 아동이 약 11만6000명으로 향후 다문화학생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 된다./사진=중앙다문화교육센터 제공 |
이에 따라 다문화 학생들의 '교육'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한국에 온 이주 여성들은 자신의 자녀가 다문화라는 편견 없이 한국 학생들과 동일한 교육을 받기를 원하고 있다.
다문화라 다른 것이 아니라 사람은 원래 다른 것
2003년 한국인 남성과 결혼한 안순화(51세·중국)씨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한국 사회에 잘 정착하기 위해서는 한국 아이들과 어떻게 어울리고, 얼마나 적응을 잘하는지 여부"라고 강조했다.
현재 특수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2학년의 자녀를 두고 있는 그녀는 "아이들 교육은 학교에서 완성돼야 한다"며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초등학교에서 잘 적응한다면 중학교, 고등학교에 가서도 문제가 없을 것"라고 말했다.
다문화 가정 아이들의 학업 성취도 문제에 대해서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라고 해서 반드시 공부를 못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엄마 아빠가 한국인인 아이들도 공부 못하는 아이들은 못하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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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년 한국인 남성과 결혼한 안순화(51세·중국)씨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한국 사회에 잘 정착하기 위해서는 한국 아이들과 어떻게 어울리고, 얼마나 적응을 잘하는지 여부"라고 강조했다./사진=미디어펜 |
그러면서 그녀는 "한국 아이의 옷이 더러우면 '엄마 아빠가 바쁘구나' 하고 넘어가지만 다문화가정 아이의 옷이 더러우면 '엄마가 외국인이라 그렇다'는 편견이 있다"며 "학업 문제도 이 같은 편견이 적용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안씨는 다문화 문제를 특별한 사례로 보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생김새가 다른 것을 두고 다문화 자녀라서 그렇다고 보지 말고 모든 사람은 다 다르게 생겼다는 것을 인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은 한국 사람이라도 어떤 사람은 눈이 크고 어떤 사람은 눈이 작은 것처럼 외국인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한국 학생들에게 알려주는 것이 교육의 일환이라는 뜻이다.
교육은 학교 현장에서 이루어져야
안씨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만 따로 모아놓고 교육하는 시설 보다는 학교에서의 교육을 더욱 중요하게 보고 있다. 다문화 학생들이 한국 사회에 잘 적응하고, 한국 학생들 역시 다문화 학생들을 거리낌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공간이 학교이기 때문이다.
다문화 교육 시설이 부족하다는 일부 의견에 대해 "중도 입국 자녀, 한국말·한국문화가 서툰 이주민들에게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같은 곳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교육문제만 놓고 봤을 때 다문화 시설에 의존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그녀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다문화 학생들의 교육까지 책임질 수 없다"며 "센터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그것은 학교 교육과 별개라고 생각해야 하고 교육은 학교에서 완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초기 입국자에게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치는 것이 다문화지원센터의 역할인데 거기에 학교교육 보충까지 요구하는 것은 너무 큰 부담을 지우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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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살까지 중국에 살던 딸아이를 한국에 데려온 안순화(51세·중국)씨는 "1년 동안 한국어를 배우고 학교에 갔지만 한국에서 계속 성장한 아이와 비교가 될 수밖에 없었다"고 고백했다./사진=미디어펜 |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평생 그들끼리 살 수 있는 사회가 아니고, 또 그래서는 안 된다"는 그녀는 "한국 학생들과 잘 어울릴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 수업이 학교에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안씨는 "어떤 것을 하면 다문화자녀 교육에 도움이 되냐고 묻는다면 초등학교 '돌봄교실'을 추천하고 싶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돌봄교실은 맞벌이 가정 자녀, 저소득층, 한부모 가정 등 돌봄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방과 후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정책으로 2004년에 도입됐다. 외부강사와 교원이 학년 특성에 맞는 놀이·안전 등의 과정을 매일 1개 이상 무상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6살까지 중국에 살던 딸아이를 한국에 데려온 그녀는 "1년 동안 한국어를 배우고 학교에 갔지만 한국에서 계속 성장한 아이와 비교가 될 수밖에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녀는 "돌봄교실이 없었다면 그대로 도태됐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지금도 아찔하다"며 "돌봄교실 선생님이 아이의 숙제부터 한국어 공부, 그 외의 문화 활동까지 관리해줘 금방 적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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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순화(51세·중국)씨는 "어떤 것을 하면 다문화자녀 교육에 도움이 되냐고 묻는다면 초등학교 '돌봄교실'을 추천하고 싶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사진=교육부 제공 |
안씨는 "가장 좋았던 것은 다른 한국 학생들과 함께 어울려 공부할 수 있었던 점"이라며 "한국말이 서툰 이주여성들도 돌봄교실을 활용한다면 아이 교육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황선경 명덕여고 교사는 "'다문화 학생이라고 공부 못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어머니의 말처럼 의지만 있다면 교육에 대한 돌파구를 쉽게 마련할 수 있다고 본다"며 "특히 다문화 학생들은 외국어에 특기를 둘 수 있기 때문에 더 유리한 조건에서 출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황 교사는 또 "이제 지원보다 중요한 것은 부모와 아이의 '교육에 대한 의지'라고 생각한다"며 "한국 학생들과 선생님들 역시 다문화를 특별한 것으로 보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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