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25% 관세부과로 가격경쟁력 우려..이달말 6차 협상 '주목'
[미디어펜=최주영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탈퇴 여부를 밝히겠다고 엄포를 놓은 가운데 멕시코에 진출한 한국기업에 초비상이 걸렸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나프타’의 존폐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멕시코에 진출한 업체들의 눈치보기가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이 멕시코산 제품에 35% 관세 부과를 현실화하면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까지 잃게 돼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사진=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페이스북


앞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는 13일(이하 현지시간) 이달 말 몬트리올에서 개최될 예정인 나프타 추가 협상을 준비하고 있으며, 캐나다와 멕시코의 양보만이 나프타가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고 주요 외신이 전했다.

1994년 1월 발효된 나프타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가 참여한 자유무역협정이다. 오는 23일부터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여섯번째 협상 개최를 앞두고 있다. 

미국은 5차례 협상과정에서 자동차의 원산지 규정을 개정하고 미국산 부품 비중을 50%로 늘리는 등 다양한 조건을 제시했지만 캐나다와 멕시코가 반대하면서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 미 대통령이 “조만간 나프타 탈퇴 여부를 밝힐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상황에서 멕시코에 상주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은 발만 동동 구르게 됐다는 전망이다.

저렴한 인건비에다 높은 노동 생산성, 무관세 혜택 등 유리한 투자 환경으로 멕시코를 북미지역 공략의 생산 기지로 활용하고 있어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다. 

현재 멕시코 진출한 주요 기업으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기아자동차, 현대제철, 포스코, 한화첨단소재, MCNS(SKC와 미쓰이화학 합작사), GS칼텍스 등이 있다. 

이들은 멕시코에 직접 공장을 운영하거나 현지에 공장을 둔 고객사에 제품을 납품하는 등 활발하게 사업을 이어오고 있지만 향후 관세 부활로 인한 피해가 예상된다는 반응이다. 특히 자동차‧전자기업 대부분은 생산물량의 70% 이상을 북미로 수출하고 있어 큰 피해가 예상된다.

만약 미국이 나프타 탈퇴를 선언할 경우, 기업들은 기존 혜택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수출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미국이 일방적으로 협성 탈퇴를 선언하더라도 공식 폐기까지 6개월의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당분간 파장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트럼프가 나프타 폐기를 고려하더라도 세계 정세의 흐름을 역행하기는 쉽지 않다”며 “다만 취임 초기부터 ‘나쁜 협정’으로 점찍은 협상인 만큼 기업들은 기존 혜택이 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수출전략을 수정해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움직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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