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자본을 적대시하는 사회는 가난을 향하게 되며,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는 나라에는 자본이 몰린다."

김승욱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25일 서울 남대문 상의회관에서 열린 미디어펜 주최로 열린  '2018 미래비전 포럼-혁신성장과 한국경제의 미래'에서 "우리나라 반기업정서는 시장경제와 기업에 대한 이해부족이 원인으로,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시장경제교육에 더욱 힘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과거의 경제학은 기업이론이 매우 취약했고, 대부분의 교과서에 기업의 본질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며 "특히 사회 교과서는 사회교육학 분야 학자들이 주로 집필을 했는데, 이들과 경제학자들 사이의 학문적 교류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이 대폭 개편돼야 하며, 기업이 중요함과 경영능력의 희소성을 알려줘야 한다"면서 "이것이 선행돼야 기업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국내에서는 지배구조가 나쁘다, '황제경영'을 하고 있다는 것으로 문제삼는 경우가 있다"며 "이러한 경영상의 문제는 경영성과로 우열을 가릴 수밖에 없으므로 그 판단을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 25일 서울 남대문 상의회관에서 열린 미디어펜 주최로 열린 '2018 미래비전 포럼-혁신성장과 한국경제의 미래'에서 김승욱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가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그는 "자본은 노동의 착취자가 아니라 친구로, 자본이 있어야 일자리와 노동의 가치도 생긴다"며 "자본의 실체는 시장지향적 생산을 하는데 필요한 자원들을 동원하는 힘으로, 단지 하나의 생산요소이거나 축적된 노동으로 보면 안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자와 이윤 역시 착취의 결과가 아니라 노임의 선불에 대한 대가 및 생산 자체의 발견에 대한 대가"라며 "이자율과 자본수익률은 구분돼야 하는 개념이지만, 막스와 피케티의 문제는 이것을 뭉뚱그린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사농공상의 신분질서로 구성된 유교문화의 영향을 받아 반기업정서가 생겼으나, 서구에도 반기업정서의 뿌리가 깊다"면서도 "이것은 경제발전과 고도성장을 겪기 위해 나타나는 성장통이지만, 국내의 경우 반기업정서가 특히 심하며, 반재벌·반부자정서가 강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기업은 경제적·법적·윤리적·사회적 책임을 갖고 있지만, 자선은 기업이 아닌 개인이 하는 것"이라며 "기부를 하려면 자기 돈으로 해야지 경영자가 주주·소비자·종업원의 돈을 기부하고 생색을 내는 것은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기업은 좋은 물건을 싸게 팔면서 소비자 잉여를 극대화하고 근로자와 주주에게 각각 급여와 배당을 지급하는 것 외에도 일자리 창출 및 세금 납부 등을 통해 경제적으로 기여한다"며 "법을 지키고 윤리경영을 영위할 책임도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이밖에도 △기업가와 자본가의 구분 △자본의 어원 △상속세 △주류경제학의 기업관이 가진 문제 등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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