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 문재인 정부가 각계각층의 경고를 무시하고 강행한 소득주도성장이 사상 최악의 양극화로 나타나면서 '빈익빈'이라는 역효과가 통계로 입증됐다.
통계청이 지난 21일 공개한 소득부문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상위 20%(5분위)와 하위 20%(1분위) 간 소득 격차(5.47배)가 2003년 통계작성 이래로 가장 크게 벌어졌다.
문제는 지난해 정부가 복지예산을 144조 쏟아 붓고도 1분위의 4분기 가구소득이 1년 전보다 17.7% 줄었다는 점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실직으로 근로소득이 36.8% 줄어든 탓이다. 1분위의 처분가능소득 감소율은 19.5%에 달했다.
반대로 5분위 가구소득은 10.4% 증가하면서 부익부 빈익빈이 가속화됐다.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직접 받는 근로소득 상황은 처참할 지경이다. 1분위의 가구당 평균 취업자 수가 1년 전에 비해 0.17명(0.81→0.64명) 줄어들면서 가구당 근로소득이 37% 급감한 43만500원으로 확인됐다.
최저임금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 지표도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반영했다. 지난해 4분기 전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60만6000원으로 전년 동분기 대비 3.6%(실질증가율 1.8%) 증가했지만 사업소득은 3.4% 감소했다.
사업소득이 감소한 것은 지난 2015년 3분기(-1.6%) 이후 13분기만에 처음이고, 4분기 기준으로 따지면 2014년 후 4년만이다.
하위 20~40%로 차상위계층인 2분위의 경우 가구소득이 4.8% 감소했는데, 무직가구 비중이 17.3%에서 19.2%로 늘면서 사업소득이 18.7% 줄어든 것이 가장 크게 기여했다.
|
|
|
▲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12월12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부터 정례보고를 받고 있다./사진=청와대 |
시장경제 원리를 무시한 문재인 정부의 악수는 거듭되고 있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수준에서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일자리 참사에 이어 소득 참사까지 현실로 드러났지만, 정부는 이날 통계청 발표에 대해 고령층 증가와 기저효과 탓으로 돌리면서 소득주도성장을 고집했다.
이날 열린 긴급관계장관회의에서도 기초연금 인상·노인일자리 확대·청년구직 지원 등 세금을 대거 투입하는 '임시 처방'을 재탕했을 정도다.
'임금 강제인상→소득 증가→소비 증가→투자 증가→일자리 증가→경제 성장→분배 개선이라는 선순환이 일어난다'는 소득주도성장은 어디에서도 입증된 적 없다.
올해 최저임금은 10.9% 올랐고 주휴수당 지급과 주52시간 근무제가 의무화됐다. 경제여건은 더 악화되고 있다.
오기로 밀어붙여 시장에 왜곡과 충격을 던지는 건 열등한 정책이다. 처참한 실패로 판명 난 소득주도성장을 한시라도 빨리 폐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