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유·불리 따져 가리거나 왜곡·과장하거나
'고용 참사' 실정 그대로 밝히는 통계 계속 외면하나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이 튼튼하다"고 주장하는 등 정부는 (2분기부터) 부진한 경제가 개선될 것이라는 낙관론을 제시했지만, 일부 유리한 통계만 바라보는 내로남불(나에게 로맨스 남에게 불륜) 행태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 0.3%로 떨어져 10년 만의 최악을 기록한 것에 대해 지난달 29일 문 대통령은 외부 요인을 그 이유로 들면서 정부의 첫 공식 반응으로 낙관론을 펼쳤다.

문제는 그 근거로 외환보유액·물가상승률·실업률 등 거시지표의 안정적 관리를 들었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용 참사는 물론이고 수출·설비투자 부진·악화된 소득분배 지표를 외면했다는 점이다.

앞서 문정부는 21년만에 최저순위(OECD 회원국 36개국 중 18위)를 기록한 지난해 성장률 지표도 가리기 급급해, 불리한 통계를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등 실정과 동떨어졌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정부의 '통계 내로남불'은 때에 따라 이용하거나 배제해온 OECD 지표에서 우선 드러난다. 당정은 지난 2~3월 OECD 회원국 36개국 중 4~5개국만 지난해 경제성장률을 발표했을 때 '한국 성장률이 1~2위를 달린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36개국 성장률이 모두 확인되자 18위로 드러났다.

현 정부 출범 직전인 2016년 한국의 OECD 경제성장률 순위는 11위였지만 2017년 12위, 2018년 18위로 추락했다.

또한 정부는 최근 경제 부진의 이유로 대외여건을 들었지만, 지난 1분기 한국의 수출 비중 1~2위를 차지해 가장 큰 대외요인으로 작용하는 중국과 미국이 우리나라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인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해명이 없다.

정부의 내로남불 행태는 소득주도성장(소주성)에 대한 근거없는 기대감에서 더 드러난다.

   
▲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12월12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부터 정례보고를 받고 있다./사진=청와대

문정부는 집권 후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제 강행 등 근로자 임금을 강제로 올리면 소비·소득 모두를 끌어올리면서 경제성장까지 간다고 주장하면서 지난 2년간 최저임금을 급격하게(29%) 올렸다. 이에 따라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급증했고 한계기업들이 늘어났다. 자영업자 폐업률은 2017~2018년 2년간 88~90%에 달했다.

지난 2월 한국경제학회가 주최한 공동학술대회에서는 정부가 당초 제시했던 소주성 목표 중 어느 하나도 제대로 달성한 것이 없고 오히려 고용·투자·생산·성장·분배 관련지표들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비정규직 소득이 줄고 국내 아닌 해외소비가 증가하면서 소주성의 핵심 목표인 실질적 소비증가가 없었다는 평가가 나왔고, 잠재성장률마저 추락할 위험이 크다는 경고까지 나왔다. 하지만 정부는 소주성이 효과를 낼 것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국민으로부터 걷은 혈세를 실효성 없는 단기 공공일자리에 퍼붓는 등 재정 건전성에 대한 시각도 재계 및 전문가들과 정반대다.

당정은 지난 4월 임시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내놓으면서 소비와 생산 회복을 진작시키겠다고 밝혔지만, 전년(2017년) 대비 127조원(8.2%) 급증한 1682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국가부채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나라 빚이 지속적으로 불어나 결국 온국민이 감당해야 하는 국가부채 총량이 늘어가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2015년부터 5년 연속, 이번 정권에서는 3번째 추경을 준비하고 있어 '내로남불' 재정 중독이라는 전문가 비판이 빗발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