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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공사 로고들./사진=각 사 |
[미디어펜=박규빈 기자]항공업계가 코로나19 등의 이슈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일본에 대한 사증 면제 조치의 효력을 정지해 더욱 곤경에 처하고 있다. 때문에 하루 빨리 정부가 침착한 대응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정부는 지난 9일부로 한국발 입국자에 대해 입국 거부 수준의 조치를 취했다. 이 때문에 일본으로 가는 수요가 평시 대비 0.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항공은 지난 9일 인천발 나리타와 오사카행 2편을 운항했다. 총 좌석수 189석 중 나리타행은 8명, 오사카행은 3명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이 11명 중 한국인은 단 3명 뿐이었다는 전언이다.
같은 날 대한항공은 오사카로 가는 비행편을 띄웠으나 전체 탑승객은 8명이었고, 이 중엔 한국인이 전무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아시아나항공은 30년만에 일본행 전 노선에 대해 운항 중단 조치했고, 진에어·티웨이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과 같은 LCC들 역시 마찬가지다.
항공업계는 지난해부터 반일불매운동 등 정부가 촉발한 리스크로 인해 불안함을 내비쳐왔다. 이번엔 코로나19와 외교 문제가 단단히 꼬여 업계가 더욱 시름에 빠질 것이란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항공사의 손익분기점은 탑승률 75~80%를 기준으로 한다. 그 정도는 돼야 손해는 면한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평시 탑승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기 때문에 1분기 실적은 명약관화하다는 이야기가 벌써부터 나온다.
실제 업계에서는 사활을 건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실적이 악화돼 제주항공과 M&A 절차를 밟고 있는 이스타항공에선 임금 삭감과 무급휴직이 이뤄지고 있다. 심지어 블라인드에선 회사 간부가 무급근무까지 거론했다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 3형제는 경영진이 총 사퇴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임직원 급여 감액은 덤이다.
이는 국적 항공사 맡형인 대한항공도 예외는 아니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우리 회사가 보유한 145기의 항공기 중 100여대가 공항에 주기 중이고, 임직원 2만1000여명이 재직 중이지만 업무량은 그에 못 미친다"며 "언제든지 상황이 악화될 수 있고, 언제까지 이 같은 조건이 지속될지 예상 조차 할 수 없다"고 게시한 바 있다.
우 사장은 "위기상황이 장기화되고 더욱 나빠져 회사의 생존을 위해 부득이 임직원들의 협조를 구하게 될 경우 임직원 개개인의 희생은 최소화 할 것"이라고도 해 어떤 방식으로든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항공경영대학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19는 초국적 질병이니 어쩔 수 없다 친다지만 만악의 근원은 문재인 정권의 대외적, 특히 일본에 대한 대응 방식에 있다"고 지적했다.
허 교수는 "지난해 7월부터 문재인 정권은 '보이콧 재팬'을 주창하며 쇄국정책을 폈다"며 "코로나19가 창궐해 전세계가 한국인 입국을 제한하는 가운데 가장 마지막으로 일본이 동참했다고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당장 다음달에 있을 총선을 의식한 정부와 여당이 내셔널리즘을 자극해 정치적 레버리지를 활용하려 한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허 교수는 "정부는 대일 관계에 있어 성숙함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외교부와 국토교통부에 미국의 셧다운이 없도록 외교적 노력을 당부했다"며 "이는 항공업계의 절박함을 우 사장이 대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정부는 현재 출국납부금조로 1만원씩 출국세를 항공사들을 통해 지난해 3841억원을 걷었는데, 관광업계 지원에만 쓰이고 있다"며 "항공업계를 살리기 위해 이 돈을 항공사들을 위해 쓰는 것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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