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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항공사 로고./사진=각 사 |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정부가 항공·해운 등 기간산업안정자금 지원 요건을 차입금 5000억원 이상·고용 유지·배당 금지 등으로 명시해 항공업계 회사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때문에 양대 FSC가 확실하게 살아날 기틀을 마련해주되 LCC와 지상조업사들에 대한 지원도 과감하게 해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0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된 '제4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를 주재하며 총 40조원 규모로 조성될 기간산업안정자금에 대해 논의했다. 홍 부총리는 "총 차입금 5000억원·근로자 수 300명 이상 중 글로벌 코로나19 사태 피해 기업에 한정해 지원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와 같은 정부 방침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2개 FSC와 제주항공·에어부산 등 일부 LCC는 반색하는 분위기다. 숨 넘어가던 찰나에 정부 발표안에 부합해 구사일생의 기회를 얻게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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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정류 중인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여객기./사진=연합뉴스 |
전문가들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 중심으로 항공시장 재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온 만큼 정부 당국의 조치에 환영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교수는 "경제 위기에는 정부 당국이 어떤 기업을 살릴지에 대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똑같이 파산 또는 대량 해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면 큰 곳부터 살려야 여파가 적다"며 "정부 재원도 한정돼 있는 만큼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2개 FSC를 중심으로 지원 방안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정부 당국의 방침에 나머지 회사들은 서로 다른 표정을 짓고 있다. 지원대상 여부가 갈렸기 때문이다. 실제 정부 발표안에 따르면 진에어·티웨이항공·플라이강원·이스타항공 등 상당수 LCC는 기간산업안정자금 지원이 없을 전망이다. 차입금이 적은 탓이다. 이 때문에 이 회사들은 "빚 적은 게 죄냐"며 불평과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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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에어 여객기./사진=진에어 |
진에어 관계자는 "우리는 상시 근로자가 1000명을 넘는데, 정부안대로라면 빚을 덜 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자력갱생해야 하는 꼴"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항공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이의를 제기하는 모양새인데, 지원 요건의 문턱이 낮아져 기금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며 "지원 비대상 회사들은 기획재정부의 예외조항에 기대를 걸고 있고, 예의주시 중"이라고 전했다.
실제 홍남기 부총리는 "(기간산업안정기금 집행과 관련) 일부 예외 조건이 있을 수 있다"며 "유동성 지원·자본확충 등 기업 여건에 맞게 여러 방식으로 6월 내 구제금융 집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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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지상조업사 로고./사진=각 사 |
지상조업사들도 푸념하기는 마찬가지다.
아시아나에어포트 관계자는 "정부 차원의 항공업계 지원은 사실상 항공기 띄우는 항공사 몰아주기"라며 "심지어 국토부는 우리 업계에 관해서는 일언반구 언급도 하지 않아 서운하다"고까지 했다. 그는 "지상조업사들은 차입금·근로자 수 모두 조건에 부합하지 않고, 운수·해운업계와 다 합쳐 1조원 규모의 지원이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실제 회사별로 받게 될 금액은 미미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달 스위스포트코리아 관계자는 "국토부에는 시설 비용에 관한 청원서를, 고용노동부에는 근로자 임금 지원 요청 공문을 발송했는데 장관·차관·실장·국장들은 거들떠도 안 본다"며 "인천국제공항공사·한국공항공사에 연락하면 국토부에 문의하라고 하고, 국토부 관계자는 고용부와 이야기 하라며 서로들 책임을 전가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국공항 관계자는 "수차례 계류장·사무실 이용료와 토지 사용료 등 제반 비용을 면제해달라고 인천공항공사와 주무부처인 국토부에 2차례 건의했는데 수용하지 않고 있다"며 "항공사들에 대출해주듯 지상조업사들에게도 비슷하게 통 큰 대우를 해달라"는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샤프에비에이션케이 관계자는 "지상조업은 △견인(토잉) △급유 △기내식 공급(캐이터링) △정비 △화물 적재 △승객 체크인·수송 △공항 순찰·보안 △소방 등 다양한 업무로 구성돼 있다"며 "항공사 업무의 55%를 지상조업사들이 대행해주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겉으로 보기에 항공기가 항공산업을 대표하기 때문에 정부와 언론사들은 항공사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우리 지상조업계 역시 항공업계 일원임을 알아달라"고 주문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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