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최근 글로벌 재생에너지 투자가 급증하고 독일을 비롯한 국가들이 탈원전을 선언했으나, 원자력발전소가 다시금 주목 받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6일 업계와 학계에 따르면 정재준 부산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최근 유튜브 '핵공감클라쓰'를 통해 "1990년에서 지난해까지 전세계 원전 수는 410여기에서 443기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매년 10기 정도가 노후화 등으로 문을 닫고 있음에도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으며, 원자력 발전용량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선언이 이어지면서 원전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으로, 미국 민주당이 48년 만에 원자력 지지로 정책방향을 선회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우 2050년 이산화탄소(CO2) 순배출 제로를 선언했고, 2035년 발전부문 CO2 순배출도 0으로 만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특히 뉴스케일이 아이다호주에 60MW급 중소형 원전 12기를 건설할 예정으로, 두산중공업도 뉴스케일과의 협력관계를 통해 미국을 비롯한 세계시장에 13억달러 규모의 관련 기자재를 수출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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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사진=한국전력공사 |
영국도 2050년 탄소배출 제로를 추진하고 있으며, 롤스로이스가 포함된 '영국 SMR 컨소시엄'이 2030년까지 소형원전 16기를 짓는다는 계획이다. 현재 전력의 20%를 원전이 맡고 있으나, 10년 안에 노후발전소 6기를 정지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전력생산량의 71%를 원전이 담당하는 등 '원전 대국'으로 불리는 프랑스 역시 비슷한 선언을 했고, 마크롱 대통령이 2035년까지 원전 비중을 50% 이하로 줄이겠다고 발표했으나, 원전을 줄이기는 커녕 오히려 신규 발전소 건설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폴란드·불가리아·우크라이나 등 동부 유럽 국가들도 원전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루마니아는 미국과 체르나보다 원전 건설을 위한 사업에 돌입했다. 체코의 경우 2022년까지 공급사를 선정한다는 목표로, 구스타브 슬라메취카 주한체코대사가 지난 7월 부산에서 열린 '2020 부산국제원자력산업전'을 찾기도 했다.
후쿠시마 사고를 겪은 일본도 탄소 중립 선언 대열에 동참했으며, 2011년 이후 폐쇄한 원전 21기 중 도카이·오나가와·다카하마 등 16기 재가동을 결정했다. 여기에는 40년 이상의 발전소가 포함됐고, 현재 6% 수준에 머물고 있는 원전 비중도 10년 안에 20~22%로 높인다는 방침이다.
중국 역시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 하에 원전 발전용량을 2025년 3.1%에서 2060년 18.7%까지 끌어올리는 등 '원전 굴기'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호주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87%에 달하는 화력 발전 비중을 낮추고, 1983년 단행한 원자력 시설 건설·운영 금지에 대한 해제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아공을 비롯한 아프리카에서도 신규 원전 건설을 검토하는 등 원자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으며, 베트남을 비롯해 후쿠시마 이후 프로젝트를 연기했던 국가들에서도 논의가 재개되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영국 무어사이드 우선협상대상자에서 제외되고, 미국·러시아·일본의 입지가 확대되는 등 수출에 난항을 겪고 있다"면서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을 정해진 기간과 예산 안에 건설하는데 성공한 K-원전의 기술력을 토대로 체코·사우디 등에서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8월1일 최초 임계를 달성한 바라카 원전 1호기는 지난달 19일 출력 80%에 도달한 바 있다. 지난 2일 UAE 독립 49주년 기념일 메세지에 원전을 기반으로 하는 무탄소 발전을 홍보하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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