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올해 조선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의 직격탄을 받으며 우울한 시작을 보였지만 하반기로 접어들며 반전을 보였다.
연말 수주물량이 이어지며 당초 예상했던 목표치의 평균 70%대를 달성하게 됐다. 100%를 채우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남지만 내년에는 중국발 품질이슈와 환경규제 강화 등으로 국내 조선사의 수주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으로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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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사진=한국조선해양 제공 |
31일 관련업계와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발주량은 575만CGT(269척)로 전년 동기 대비 42% 수준이다. 이는 2010년 이후 발주량이 가장 적은 2016년 상반기(766만CGT, 423척)에 비해서도 25% 감소한 수준이었다.
국내 조선업계는 기술 경쟁력에서 앞서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으로 수주 물꼬를 텄다. 카타르에서 700억리얄(약 23조6000억원) 규모 LNG운반선 발주 권리를 보장하는 약정서를 체결했으며, 모잠비크와 러시아에서도 추가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하반기 들어 발주세가 회복되면서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도 이어지고 있다. 7~11월 전세계 수주량(750만CGT)은 이미 상반기 수주량(697만CGT)을 넘어섰다.
7~11월 한국 수주량은 상반기에 비해 186% 증가한 반면 중국은 3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에 한국이 시장을 압도하고 있는 모양새다.
연말 몰아치기 수주로 뒷심을 발휘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달 들어 약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수주 실적을 올렸다. 대우조선해양도 이달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와 LPG운반선을 수주했다.
삼성중공업 역시 지난달 25억달러(약 2조8072억원) 규모의 계약을 따냈다. 삼성중공업이 체결한 단일 선박 계약으로서는 창사 이래 최대치이다.
지난 10월 국내 조선 3사는 목표 수주액에 20%만을 달성해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연말 수주로 목표 수주액을 끌어올렸다.
각 사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수주 목표액 110억 달러 중 78.5억 달러를 달성해 71% 기록했으며, 삼성중공업은 84억 달러 목표 중 40억 달러로 48.7%를 기록했다. 대우조선해양은 72.1억 달러 목표 중 40.6억 달러를 달성해 56.3%를 수주했다.
이 가운데 중형 조선사들의 매각도 이어지고 있다. 대선조선, 한진중공업, STX조선해양 등은 매각 작업이 진행 중으로 조만간 새 주인을 맞을 전망이다.
업계의 관심사였던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은 해를 넘길 전망이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가 코로나19로 인해 늦어지는 탓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부진했던 신조선 시장이 하반기 들어 조금씩 회복되는 모습이다"며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인 프로젝트들 역시 연내 수주 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선업계의 내년 전망은 올해 하반기의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조선 시장이 올 하반기들어 점차 풀리면서 코로나19로 미뤄졌던 잠재 수요들이 내년부터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는 2022년부터 시행될 유럽연합(EU)의 선박에 대한 온실가스배출권 규제 강화로 인해 내년부터 LNG 수요 증가에 따른 선박 발주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중국발 제품에서 발생한 품질이슈로 국내 조선사들의 주문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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