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업계 최초 모바일 택배 게임 '택배왕 아일랜드' 출시
조 부사장, 택배·물류업계 이해도 제고 차원 '로지테인먼트' 기획
게임 수익, 택배 기사 근로 환경 개선에 활용
대한항공 스타리그·동화 작가 경력 등 소프트 파워 강점 지녀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종합물류기업 ㈜한진이 내달 초 업계 최초 택배 게임 출시를 목표로 테스트를 하고 있는 가운데 E스포츠 후원과 동화 작가 경력이 있는 조현민 부사장의 마케팅 경영이 이목을 끌고 있다.

   
▲ ㈜한진이 5월 1일 업계 최초 모바일 택배 게임 '택배왕 아일랜드'를 출시한다./사진=㈜한진 제공


17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한진은 내달 초 출시를 목표로 택배사 최초로 모바일 택배 게임 '택배왕 아일랜드'를 개발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테스트 중이다.

이 게임은 택배왕이 되고자 하는 동물들이 모여 사는 섬에 악당의 장난으로 마비된 택배 시스템을 다양한 능력을 갖춘 11종의 '한진택배 히어로즈'들이 택배를 기다리는 고객을 위해 물류 시스템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내용에 바탕을 두고 있다.

조 부사장이 ㈜한진 마케팅 총괄 담당이 된 이후부터 게임 기획이 이뤄진 만큼 개발 기간은 6개월 가량 걸렸다. ㈜한진 관계자는 "사내 게임 개발팀을 두고 개발한 것은 아니며, 이름을 대면 알만한 개발사에 외주를 맡겼다"고 전했다.

이와 같은 로지테인먼트(Logistics+Entertainment)는 고객들에게 물류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는 게 ㈜한진 측 전언이다. 이와 같이 ㈜한진이 신사업으로 게임업 진출을 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한진 관계자는 "다양한 마케팅 전략의 일환일 뿐"이라고 말했다.

아직 게임이 완성된 게 아니고 기획 단계에 있어 게임 내 재미 요소를 고려 중이라고도 했다. 이번 게임 출시로 큰 매출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나 게임 수익을 택배 기사 근로 환경 개선에 쓰기로 한 만큼 인앱 결제 형태의 게임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조현민 ㈜한진 부사장./사진=㈜한진 제공
재계 '겜덕'으로 알려진 조 부사장의 문화 경영은 과거에도 이와 비슷한 행보를 보여왔다. 항공·물류는 안전이 최우선인만큼 한진그룹 이미지는 다소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조 부사장은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진에어 마케팅부를 거치며 그룹 이미지 쇄신에 힘써왔다.

대표적으로 2010년 대한항공배 스타리그 시즌1 결승전이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 격납고에서 열리게 된 것은 전적으로 조 부사장의 지원 덕이었다. 공항 시설이 고도의 보안을 요하는 만큼 이는 게임에 대한 조 부사장의 지대한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 2010 대한항공 스타리그 시즌1 결승전 시상식에 참석한 조현민 당시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 IMC 팀장과 진에어 그린윙스 로고./사진=연합뉴스·진에어


이후 E스포츠가 글로벌 스포츠 콘텐츠로 떠오르자 진에어 재직 당시에는 네이밍 스폰서 계약을 맺고 '진에어 그린윙스'를 창단했다. 팀 이름에는 여객기 날개로 도약해 E스포츠 구단들 사이에서 돌풍을 일으키자는 의미가 담겨있다.

실제 이와 같은 마케팅은 신생 항공사 진에어를 전세계에 알리는데 도움이 됐다. E스포츠가 안방 산업에 그치지 않고 유럽, 북미, 중국 등지에서 빠르게 확산돼서다.

   
▲ 2014년 7월 16일 '지니의 콩닥콩닥 세계여행'을 펴낸 조현민 ㈜한진 부사장./사진=연합뉴스일 '지니의 콩닥콩닥 세계여행'을 펴낸 조현민 ㈜한진 부사장./사진=연합뉴스
조 부사장은 2014년 7월 '지니의 콩닥콩닥 세계여행'을 펴내며 동화작가로 등단하기도 했다. 어린 시절부터 세계 이곳 저곳을 다니며 쌓아온 경험을 동화책에 녹여낸 것이다. 이 책에는 초등학생 지니의 배낭여행 중 현지 문화 체험 이야기가 내포돼 있다.

소프트 파워 강점을 지닌 조 부사장의 스토리 텔링 경영 기법이 탄생한 순간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조 부사장은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학과 서울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이후 광고회사 LG애드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 어디까지 가봤니'·'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시리즈를 기획해 대한항공 광고의 틀을 확 바꿨다는 평가를 받았다.

   
▲ 조현민 당시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 IMC 팀장이 출연한 대한항공 '어디까지 가봤니' 광고 시리즈./사진=대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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