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3분기부터 모더나 백신 본격 생산
병입 포장 단계만 맡아...기술이전 여부는 아직
SK바이오, 노바백스 밸리데이션 막바지 단계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아스트라제네카(AZ), 노바백스, 스푸트니크V에 이어 모더나까지 총 4종류의 코로나19 백신을 위탁 생산하게 되면서 수급난 해소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연구개발 중인 모습./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워싱턴 D.C.의 윌라드호텔에서 열린 '한미 백신기업 파트너십 행사'에 참석해 글로벌 제약사 모더나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계약으로 올해 3분기부터 해외에서 생산된 모더나 백신 원액을 무균 충전 및 라벨링, 포장하는 완제의약품(DP) 생산을 시작한다.

일각에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향후 모더나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아 원료의약품(DS)까지 생산하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도 한미 백신 파트너십 행사 직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로 기술 이전을 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이 기술이 무엇이며 언제 어떻게 이전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만약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원료의약품까지 생산하게 된다면 특허 문제도 떠오르게 된다. 모더나가 백신을 생산할 때 사용하는 mRNA 합성 기술은 트라이링크가, 지질나노입자(LNP) 기술은 아뷰튜스가 특허권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안동공장에서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 백신 생산을 맡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8월 노바백스와 위탁개발생산 계약을 맺고 올해 2월 노바백스가 개발한 합성항원 방식의 코로나19 백신 'NVX-CoV2373'의 기술을 이전 받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달리 백신의 원액 생산부터 충진·포장 등 완제품까지 전 과정을 맡아 생산하는 것이다.

현재 노바백스 백신은 상업화 전 단계인 밸리데이션(설비 유효성 검증)작업을 거치고 있다. 이르면 다음달 완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다. 회사는 노바백스 백신의 국내 허가가 이뤄지는 대로 질병관리청과의 계약에 따라 2000만명분을 국내에 우선 공급할 계획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지난 2월 안동공장에서 첫 출하, 공급된 바 있다. 

이 밖에도 휴온스와 한국코러스는 스푸트니크V 백신의 수출용 생산을 맡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더나 백신까지 국내 생산하면서 공급난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에 자체 생산 기반을 갖추고 있으면 계약 물량을 좀 더 빨리 공급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그 이유다. 

또 변이 바이러스 대응이 원활한 모더나의 mRNA 백신의 생산 기반을 확보했다는 데도 의의를 뒀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종식이 아닌 독감처럼 주기적으로 유행하는 '엔데믹(endemic)'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 속에서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는 "미국이 가진 백신 기술 및 원부자재 공급 능력과 한국이 가진 생산능력을 결합한다면 글로벌 백신 수급 문제를 해소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며 "이 과정에서 국내에도 백신이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지금까지 확보한 코로나19 백신 물량은 5 종류에서 총 9900만명 분량이다. 제약사별로는 화이자 3300만명분, 모더나 2000만명분, 노바백스 2000만명분, 아스트라제네카 1000만명분, 얀센 600만명분이다. 백신 공동 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를 통한 도입은 1000만명분이다. 

이 중 화이자와 얀센으 제외한 백신 4종은 국내 생산 중이거나 생산 예정이다.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은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를 받았으며, 노바백스와 스푸트니크V 백신은 사전 검토 단계에 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