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정제 부산물·천연가스 활용…건축자재·드라이아이스·비료 등으로 자원화
[미디어펜=나광호 기자]현대중공업그룹이 '수소 드림 2030 로드맵'을 실현하는 가운데 현대오일뱅크가 블루수소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글로벌 수소업체 에어프로덕츠와 '수소 에너지 활용을 위한 전략적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에어프로덕츠는 미 펜실베니아에 본사를 둔 회사로, 천연가스와 정유 부산물 등의 원료에서 수소를 추출할 수 있는 원천기술 및 수소 저장·수송 관련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다.

   
▲ 충남 서산시 소재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사진=현대오일뱅크


현대오일뱅크는 2025년까지 원유 정제 부산물과 천연가스 등을 원료로 연간 10만톤의 블루수소를 생산·운송·발전 연료로 공급한다는 계획으로, 그 과정에서 생성되는 탄소를 △건축자재 △드라이아이스 △비료 등으로 자원화하는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블루수소는 화석연료가 수소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탄소가 제거된 것으로, 상용화를 위해서는 제조원가를 낮추고 탄소 활용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현대오일뱅크는 에어프로덕츠의 제조기술을 활용하고 천연가스를 직도입하는 등 원가경쟁력을 갖춘다는 전략이다.

양사는 그린수소 사업 모델 개발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그린수소는 제조 과정에서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탄소가 배출되지 않는 에너지원으로, 에어프로덕츠는 지난해 7월부터 사우디에서 태양광·풍력을 활용해 암모니아를 만드는 '네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질소와 수소로 이뤄진 암모니아는 분해과정에서 탄소 발생 없이 수소로 전환된다.

현대오일뱅크는 수소발전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방침으로, 한국남동발전과 '신재생에너지 사업 공동개발 협력을 위한 MOU'도 체결했다. 정부가 2022년부터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에서 수소발전의무화제도(HPS)를 분리함에 따라 창출되는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2040년까지 국내 수소연료전지 발전용량은 현재의 12배 수준인 8GW로 늘어날 전망으로, 연간 시장규모도 7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 10일 현대오일뱅크 서울 사무소에서 송명준 경영지원본부장(왼쪽)과 배영진 남동발전 신사업본부장이 '신재생에너지 사업 공동개발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현대오일뱅크


현대오일뱅크는 수소를 생산해 공급하고, 남동발전은 연료전지발전소 운영 노하우를 제공하는 등 합작 발전 법인에서 전기를 생산하게 된다. 합작법인이 생산하는 전기는 의무 구매자에게 공급될 예정이다. 

남동발전은 2006년 국내 발전사 최초로 연료전지 발전을 도입했으며, 태양광·풍력·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의 사업 경험도 보유하고 있어 현대오일뱅크의 수소 제조 역량과 시너지 창출이 기대된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2030년까지 블루수소와 화이트 바이오 뿐 아니라 친환경 화학·소재 등 3대 미래사업의 영업이익 비중을 70%로 높일 것"이라며 "남동발전과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다양한 협력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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