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광복절 한일전'으로 주목받은 일본인 투수 기쿠치 유세이(30·시애틀 매리너스)와 선발 맞대결에서 호투하고도 불펜 방화로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다.

류현진은 15일(이하 한국시간) 워싱턴주 시애틀의 T-모바일파크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6⅓이닝 3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3-2로 토론토가 앞서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가운데 7회 1사 1, 3루에서 교체돼 물러났다. 그런데 구원 등판한 트레버 리차드가 곧바로 홈런을 맞고 류현진이 남겨둔 주자 두 명을 모두 홈인시키며 역전까지 허용하는 바람에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다. 7회초 역전 당한 토론토는 만회를 못하고 3-9로 졌다. 

류현진은 시즌 6패(11승)를 안았고, 평균자책점은 3.62에서 3.72로 올라갔다. 

   
▲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SNS


이날 류현진은 시애틀과 기쿠치를 상대로 설욕에 나섰다. 지난 7월2일 시애틀전에 선발 등판해 기쿠치와 선발 맞대결을 벌였는데 4이닝 7피안타(2피홈런) 5실점(4자책)으로 부진한 피칭을 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당시 기쿠치는 7이닝을 1실점으로 막는 호투를 펼쳐 승리투수가 되며 류현진과 맞대결을 완승으로 이끈 바 있다.

류현진의 출발은 불안했다. 1회말 1사 후 미치 해니거를 풀카운트 끝에 볼넷으로 내보낸 다음 타이 프랜스에게 던진 141km 직구가 가운데로 몰리는 실투가 되며 투런 홈런을 맞았다.

처음부터 홈런을 내주며 리드를 빼앗겼지만 류현진은 곧 안정을 찾았다. 2회초 토론토 공격에서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기쿠치를 솔로포로 두들겨 한 점을 만회하자 류현진은 2회말을 삼자범퇴로 끝냈다. 토론토는 3회초 에르난데스의 1타점 적시타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가자 류현진은 더욱 힘을 냈다. 3회말과 4회말을 연속 삼자범퇴로 끝냈다.

류현진이 마운드를 안정시키자 토론토 타선도 계속 힘을 냈다. 5회초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의 안타와 에르난데스의 2루타로 1사 2, 3루 기회를 만들었다. 역전 위기가 되자 기쿠치는 더 버티지 못하고 강판됐다. 루어데스 구리엘의 3루수 땅볼이 득점타가 되며 토론토는 3-2로 역전에 성공했다.

기쿠치는 4⅓이닝 5피안타(1피홈런) 4볼넷 5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고, 그대로 토론토가 이겼다면 패전을 안았을 것이었다. 

역전 리드를 잡자 류현진은 5회말까지 삼자범퇴로 마무리하며 4이닝 연속 삼자범퇴의 퍼펙트 피칭을 이어갔다.

류현진은 6회말 선두타자 제이크 프레일리에게 안타를 맞아 14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끝냈지만 곧바로 후속 타자인 크로포드를 유격수 병살타로 유도해 위기를 만들지 않았다.

효과적인 투구를 이어간 류현진은 7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는데, 1회 홈런을 맞았던 프랜스에게 3루타를 허용한 것이 아쉬웠다. 류현진은 카일 시거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으나 에이브러햄 토로를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1사 1, 3루 위기 상황에서 찰리 몬토요 감독은 투구수 89개가 된 류현진을 강판시키고 트레버 리차드를 구원 투입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최악의 투수 교체가 됐다. 리차드가 전혀 제 몫을 못했다.

리차드는 등판하자마자 루이스 토렌스에게 스리런 홈런을 두들겨맞고 류현진의 책임주자를 다 들여보내며 순식간에 3-5로 역전을 허용했다.  이어 제러드 켈레닉에게 백투백 홈런까지 내줬다. 3-6으로 점수 차가 벌어지면서 승기는 시애틀 쪽으로 넘어가고 말았다.

분위기를 빼앗긴 토론토는 8회말에도 불펜진이 추가 3실점해 3-9로 재역전 대패를 당했다.

류현진은 기쿠치와 한-일 맞대결에서는 판정승을 거두고도 불펜 도움을 받지 못하고 패전투수가 됐고, 기쿠치는 패전을 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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