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일부 대권주자, 25일 비전발표회 미루고 공동투쟁 제안
안철수 "언론중재가 아닌 언론 자유 말살하는 언론중죄법 될 것"
[미디어펜=조성완 기자]더불어민주당이 오는 25일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본회의 강행 처리를 예고한 가운데, 분열됐던 야권이 투쟁 전선 구축을 외치면서 하나로 뭉치고 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23일 이준석 대표를 찾아 '언론악법 저지 공동투쟁'을 위한 당 대표와 당권 주자 13명의 연석회의 제안서를 전달했다. 제안서에는 25일 본회의와 같은 날 열리는 당내 대권주자들의 비전발표회를 미루고 공동 투쟁에 동참하자는 내용이 포함됐다.

최 전 원장은 "본회의에서 의원들이 투쟁하는데 저희 후보들이 함께 투쟁하는 게 어떨까 말씀드린다"고 했고, 이 대표는 "비전발표회가 먼저 잡힌 일정인데, 오늘 최고위에서 이러한 취지를 담아서 논의해보겠다"라고 답했다.

하태경 의원은 SNS를 통해 “민주당이 25일 본회의에서 ‘언론재갈법’ 날치기를 강행할 태세”라며 “이날 만큼은 우리 당의 모든 힘을 모아 ‘언론재갈법’ 통과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반민주 악법 날치기 와중에 ‘비전발표회’를 진행하면 국민의 따가운 시선이 민주당이 아니라 우리 당으로 향할 것”이라며 후보들의 합의를 통해 비전발표회를 연기하고 언론중재법 개정안 통과를 막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23일 국회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주재한 최고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사진=국민의힘 제공

박진 의원은 “원내 지도부 역할도 중요하지만, 지금 필요한 것은 대선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이 손을 잡고 투쟁의 제1선에 서는 것”이라면서 “오늘 중으로 후보들이 머리를 맞대 공동 입장문을 비롯한 투쟁 방안을 논의하고 우리부터 몸을 던지자”고 호소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이날 국회 앞에서 언론중재법 반대 시위를 벌이는 허성권 KBS노동조합 위원장을 찾아 연대 서명을 했다. 이어 국회 밖으로 나가는 최 전 원장과 만나 주먹 악수를 나눴다.

최 전 원장은 "함께 마음을 모아 언론 악법을 어떻게든지 저지하는 데 힘을 모으자"고 했고, 원 전 지사도 "우리도 원팀이다. 파이팅"이라고 외쳤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법안 통과를) 중단시키지 않으면 자유민주주의를 사랑하고 지키려는 우리 국민이 이 법안을 강력히 저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법안이 통과되면 위헌소상 같은 법적 투쟁과 범국민연대 같은 정치투쟁을 병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강경한 입장이다.

기자 출신인 조수진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법안 철회를 여권에 즉각 지시하라"며 "국민의힘 모두는 민주사회에서 유례없는 이 악법을 막아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목소릴를 높였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전날 긴급기자간담회를 갖고 “위헌이 명백한 법안을 통과시킬 수는 없다”면서 헌법소원 심판 제기 가능성과 함께 법안이 본회의에서 가결돼 공표될 경우에는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국민의당도 동참했다. 안철수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언론중재가 아닌 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를 말살하는 ‘언론중죄법’이 될 것”이라면서 "정부·여당은 스스로 망조의 길로 접어들고 있음을 국민과 함께 강력하게 경고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은희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역사를 이어받아 언론에 대한 검열제를 사실상 부활하려고 한다"라고 힐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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