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통합 저비용 항공사(LCC)를 대한항공 자회사로 둘 것이라는 계획이 전해졌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 작업을 추진하며 메가 캐리어의 탄생이 준비 중이고 이 산하에 통합된 LCC가 위치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행법상 지주회사 행위 제한 요건을 정해두고 있지만 그룹 지배력 제고 차원에서 대한항공이 중간 지주회사로 올라설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지난 8일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3주기 추도식에서 "통합 LCC는 대한항공 자회사로 둘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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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포국제공항에 세워진 대한항공 항공기들./사진=대한항공 제공 |
앞서 지난해 3월 출입 기자 간담회에서 "통합 LCC를 한진칼이나 대한항공 아래에 둘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힌 것과는 다르게 통합LCC에 대한 방향성이 구체화 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진에어는 지주회사 한진칼의 자회사로 있다. 대한항공 산하에 LCC를 편제하는 이유에 대해 우 사장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 경영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이 같이 판단했다"고 답했다.
앞서 한국산업은행도 대한항공 경영평가위원회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통합 전략(PMI)을 보고하며 이 같은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우선 자회사로 편입시킨다는 계획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자회사 아시아나세이버·아시아나IDT에 대한 지분율이 각각 80%, 76.22%에 달하며, 이 두 회사는 대한항공의 손자회사이자 한진칼의 증손회사가 된다.
이 회사들은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토파스나 한진정보통신과 통합하지 않는다고 밝힌 만큼 지주회사 한진칼은 행위 제한 요건에 저촉될 수 밖에 없게 된다.
하지만 이는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과 합병할 경우 자연스레 해결될 문제로 보인다.
개정된 공정거래법은 지주회사에 대해 독점 규제·공정 거래에 관한 규정을 적용하고 있어 다양한 행위 제한 사항들을 규정해두고 있다. 대기업의 무분별한 사업 확장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구체적으로는 자회사와 손자회사 지분율을 상장사일 경우 30%, 비상장사는 50% 이상 유지해야 하고, 자회사 외 국내 계열사 주식 소유를 엄격히 금지한다. 증손자회사 지분은 100% 보유하거나 이 요건을 맞추지 못하면 2년 내 전량 매각하도록 한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완전 흡수 전까지 △통합 LCC △한국공항 △한진정보통신 △한진인터내셔널(HIC) △IAT △왕산레저개발 △싸이버스카이 △㈜항공종합서비스 △케이에비에이션 등 10여개 자·손자회사를 거느리게 된다.
차후 이 회사들이 사업 확장 차원에서 계열사를 더욱 늘릴 경우 한진칼이 지분을 모두 보유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중간 지주회사를 두면 문제가 해결된다.
DL㈜도 증손회사에 대한 행위 제한 문제로 태양광 발전 계열사 하이웨이솔라·대림AMC 지분 처리에 대해 고민했고, SK그룹도 중간 지주회사를 둬 최근 지배 구조를 개편했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배 구조에 대해 우기홍 사장이 말을 아껴서 그렇지, 통합 LCC를 대한항공 아래에 두겠다는 것은 사실상 중간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암시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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