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량 1억899만배럴·전년비 20% 증가…호주, 정유공장 폐쇄 속 최대 수출국 첫 등극
[미디어펜=나광호 기자]국내 정유사들의 올 1분기 석유제품 수출액이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하는 국가 주요 수출품목 중 자동차를 제치고 4위로 올라섰다.

26일 대한석유협회(KPA)에 따르면 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가 올 1분기 수출한 석유제품은 120억300만달러(약 15조218억원)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95.3% 증가했다. 이는 2000년 이후 최고 수준의 1분기 증가율로, 수출량(1억899만배럴)도 같은 기간 20.0% 확대됐다.

업계는 글로벌 석유수요 확대 및 국제유가 상승이 이같은 성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올 1분기 두바이유는 배럴당 95.6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9% 가격이 높아졌다.

   
▲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SK이노베이션 울산 컴플렉스·GS칼텍스 여수공장·에쓰오일 울산공장·현대오일뱅크 VLSFO/사진=각 사 제공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올해 석유수요가 1분기 9895만배럴에서 4분기 1억281만배럴까지 늘어난다고 봤으며, 국제에너지기구(IEA) 및 미 에너지정보청(EIA)을 비롯한 주요 에너지기관도 코로나 완화에 따른 이동수요·산업생산 확대가 석유수요를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 채산성도 배럴당 19.5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석유제품 수출단가에서 원유 도입단가를 뺀 것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7달러 상승했다.

석유협회는 호주가 중국을 제치고 처음으로 최대 수출국에 등극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6월부터 중국 정부의 경순환유(LCO) 수입 소비세 부과 등으로 중국향 수출 물량이 59% 급감했기 때문이다.

반면, 호주향 수출은 올 1분기 81% 성장세를 보였다. 엑슨모빌과 브리티시 페트롤리움(BP)가 호주 정유공장을 폐쇄하는 등 현지 정제설비의 절반이 축소됐고, 이를 국내 정유사들이 공략한 것이다.

베트남의 경우 202% 증가에 힘입어 5위로 올라섰다. 지난 2월 현지 최대 정유시설 응히선 정유공장이 가동률을 25%포인트 축소한 영향이다.

제품별로 보면 경유가 전체 수출량의 42%를 차지했고, 휘발유(25%)·항공유(13%)·나프타(6%)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항공유는 최근 2년간 글로벌 여행객 감소의 영향을 받았으나, 코로나19 완화에 따른 이동수요 회복에 힘입어 반등하고 있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글로벌 석유수급이 매우 타이트해진 상황이지만, 한국은 세계 5위의 정제능력과 우수한 정제경쟁력을 보유한 석유강국"이라며 "앞으로도 정유업계는 국내 수급 안정 뿐만 아니라 수출 시장도 적극 개척, 수익성 개선 및 수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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